김경숙 전 이화여대 신산업융합대학 학장이 정유라씨 부정입학을 주도한 핵심으로 떠올랐다.
김 전 학장은 박근혜 게이트 국회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공세를 집중적으로 받았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1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4차 청문회에서 “김 전 학장이 정씨 특혜의혹의 총지휘관인데 본인만 부인하고 있다”며 “김 전 학장은 최순실 패밀리급”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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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숙 전 이화여대 신산업융합대학 학장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4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뉴시스> |
오전 청문회에서 이화여대 관계자들은 각종 의혹을 잇따라 부인했다. 의원들은 이화여대 감사자료를 작성했던 교육부 감사관들을 참고인으로 요청해 오후 질의를 이어갔다.
하 의원은 김태현 감사총괄담당관에게 “김경숙 전 학장이 이원준 학부장 및 4명의 교수에게 정유라의 출석과 학점을 관리하도록 시켰다는 것이 확인된 사실이냐”고 물었다.
김 담당관은 “김 전 학장이 부인하고 있지만 나머지 담당 교수들은 그런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김 전 학장은 “학점을 주는 것은 교수 개인의 고유 권한이기 때문에 모르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정씨의 학점 관리를 위해 시간강사들에게 연락했다는 증언 역시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교육부 감사관들은 감사결론은 다른 교수와 학생 등 주변의 증언을 모두 확보해서 종합한 것이라고 공박했다.
최순실씨가 학교에 찾아와 정씨의 지도교수인 함정애 교수에게 폭언을 하며 김 전 학장을 ‘우리 학장’이라고 지칭한 것도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함 교수는 2013년 4월 과제를 내지 않으면 학사경고가 나올 수 있다고 정씨에게 전화해 알렸다. 그러자 최씨가 학교로 찾아가 “우리 학장이 내려가니 잘하라”며 “교수 같지도 않고 뭐 이런게 다 있냐”고 막말을 퍼부은 사실이 앞서 교육부 감사 결과 밝혀졌다.
하 의원이 “그 ‘우리 학장’이 이 자리에 있냐”고 묻자 김청현 교육부 감사관은 “감사과정에서 구체적인 답변은 듣지 못했지만 김경숙 전 학장인 것 같다”고 답변했다.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정유라를 잘 돌봐달라”는 부탁을 했다는 의혹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김종 전 차관은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2013년 10월 문체부로 자리를 옮겼다. 김 전 학장과는 오래 전부터 아는 사이로 알려졌다.
김 전 학장이 “김 전 차관과는 사무적인 관계일 뿐”이라고 주장하자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거짓말하기로 작정을 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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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 |
안 의원이 “내 앞에서 김 전 차관과의 관계마저 부정하느냐”며 “두 사람은 쌍둥이 수준”라고 몰아세우자 김 전 학장은 “그런 관계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김 전학장의 남편과 박원호 전 승마협회 전무의 관계도 도마에 올랐다.
김 전 학장의 남편은 정씨의 이대 부정입학을 옆에서 도운 혐의를 받고 있는 박 전 전무의 지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의원들이 ‘박 전무를 언제 봤냐'고 묻자 김 전 학장은 오전 청문회에서 "6년 전쯤 남편과 함께 한번 만났다"고 했다가 오후엔 "나는 아니고 남편이 10년 전에 한번 만났다"고 말해 위증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