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미국 외식업체 맥도날드의 모스코바 지점 일부를 폐쇄했다. 미국의 경제제재에 대한 푸틴의 화풀이이자 경고인 것으로 보인다.
맥도날드는 지난달 중국시장에서 ‘쓰레기 고기’ 파동으로 타격을 받은 데다 러시아의 보복 대상으로 지정돼 악재가 겹쳤다.
◆ 냉전관계 개선의 상징, 푸시킨광장 맥도날드 폐쇄
러시아가 미국 외식업체 맥도날드의 모스크바 지점 4곳을 임시 폐쇄했다고 주요 외신들이 21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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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
러시아 소비자권리 보호감독국은 18일부터 사흘 동안 맥도날드 지점들을 상대로 위생점검을 실시한 결과 해당지점들의 위생규정 위반사실을 적발했으며 이를 근거로 임시 폐쇄조처를 내렸다.
러시아 정부는 앞으로 다른 지점들도 점검을 계속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폐쇄조치가 언제 풀릴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를 러시아가 미국의 경제제재에 경고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문을 닫은 맥도날드 지점은 러시아 안의 맥도날드 매점 435곳 중 4곳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폐쇄된 푸시킨광장의 맥도날드 지점은 단순히 하나의 매점으로 보기는 힘들다. 이 지점은 러시아 최초의 맥도날드 매점으로 미국과 러시아의 냉전관계 개선을 상징한다.
스티븐 세스타노비치 미 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몰도바의 와인과 미국산 닭에 대해서도 위생규정 위반으로 수입을 금지했다”며 “식품 감독관들은 수년 동안 러시아 외교정책의 도구였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매체 마켓워치도 “서방세계의 물품이 없어도 된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이라며 이번 조치가 미국의 추가제재에 대해 경고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 정부는 이번 조치가 미국의 경제제재에 대한 보복인지 답변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 안의 친러 반군세력을 지원해 미국과 유럽 등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를 받았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7일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들 국가에서 식료품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 희생양이 된 맥도날드 '엎친데 덮친격'
맥도날드는 이번 제재로 악재가 겹쳤다. 매출이 증가하던 중국과 러시아에서 모두 판매에 지장을 받게 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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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 톰슨 맥도날드 CEO |
러시아는 맥도날드의 중요한 시장이다. 러시아는 맥도날드 영업이익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5% 미만이지만 최근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의 화풀이 대상이 되면서 매출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러시아정부는 지난 7월 말에도 맥도날드를 상대로 일부 메뉴 판매금지 소송을 냈다. 러시아 당국은 맥도날드가 위생규정을 어겼으며 열량과 성분을 허위로 광고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맥도날드는 “감독국에게 식품안전 단속이나 벌금 부과와 관련한 내용을 통보받은 적이 없다”며 “러시아의 식품안전법규를 준수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맥도날드는 지난 2분기 북미와 유럽에서 매출부진을 겪었다. 여기에 지난달 매출이 늘던 중국에서 납품업체가 유통기한이 지난 육류를 납품한 사실이 밝혀져 중국과 일본지에서 일부 품목의 판매가 중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