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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도체 지원법 폐지' TSMC에 기회 되나, 삼성전자 인텔 견제에 유리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5-03-0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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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도체 지원법 폐지' TSMC에 기회 되나, 삼성전자 인텔 견제에 유리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웨이저자 TSMC 회장이 현지시각으로 3월3일 백악관에서 열린 반도체 설비 투자 관련 브리핑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TSMC가 미국 트럼프 정부의 반도체 보조금 폐지 정책에 적극 호응하면서 반도체 설비 투자를 늘리며 자체 경쟁력 강화에 힘쓰겠다고 강조해 귀추가 주목된다.

트럼프 정부의 전기차 지원금 폐지를 적극 지지한 테슬라와 같이 정책 변화를 기회로 삼아 시장 지배력을 키우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9일 대만 공상시보와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을 종합하면 TSMC가 트럼프 정부에 적극 협조하는 쪽으로 전략 방향성을 분명히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TSMC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만에서 수입하는 반도체에 고율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을 언급하자 곧바로 1천억 달러(약 145조 원)의 추가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TSMC를 적대시하며 미국의 반도체 기술을 빼앗아갔다고 주장해왔던 점에 비춰보면 다소 의외의 결정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TSMC가 미국의 관세 부과를 받아들이는 일이 미국 내 공장 건설 및 운영에 드는 비용보다 오히려 경제적으로 나은 선택지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웨이저자 TSMC 회장은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나 투자 계획을 밝히고 연구개발 센터를 신설하는 계획도 내놓는 등 예상 밖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는 국가 안보를 위해 TSMC의 첨단 반도체 생산 능력과 기술을 최대한 자국 내에 유지하려는 대만 정부의 이해관계와 어긋나는 방향이다.

TSMC가 바이든 정부에서 약속받은 66억 달러(약 9조6천억 원) 상당의 반도체 투자 보조금을 지키기 위해 트럼프 정부 정책에 호응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 지원 법안을 폐지하고 TSMC와 삼성전자, 인텔 등에 제공하는 지원금 및 인센티브도 철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웨이저자 회장은 대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우리는 공정한 대우를 원한다”며 “TSMC는 미국에서 보조금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정부 지원을 받지 않더라도 충분한 고객사 수요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인 것이다.

잠재적 피해를 감수하면서도 트럼프 정부 정책에 적극 발맞춰 나가는 TSMC의 전략 방향성은 전기차 보조금 폐지를 지지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주장과 일치하는 부분이 있다.
 
미국 '반도체 지원법 폐지' TSMC에 기회 되나, 삼성전자 인텔 견제에 유리
▲ TSMC 반도체 파운드리공장.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캠페인 시절부터 전기차에 제공하는 인센티브를 없애고 기업들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공약을 전면에 내세웠다.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에 직접적 타격이 예상되는 상황에도 이런 계획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테슬라와 같은 상위 기업에 오히려 반사이익이 돌아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 보조금에 의존해 사업 경쟁력을 유지해 온 기업들이 더 이상 수혜를 보기 어려워진다면 전기차 1위 업체인 테슬라의 지배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TSMC가 미국 반도체 보조금 폐지에 긍정적 태도를 보이는 것도 비슷한 관점에서 볼 수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와 고사양 프로세서 등에 쓰이는 첨단 미세공정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는 현재 90% 가까운 점유율을 독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대부분의 주문은 엔비디아와 애플, 퀄컴과 AMD 등 미국 대형 고객사에서 들어오고 있다.

만약 미국 정부에서 반도체 지원금을 완전히 폐지한다면 이를 바탕으로 투자 계획을 세우고 있던 삼성전자와 인텔 등 기업은 상대적으로 더 불리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

파운드리 사업에서 높은 수익성과 고객사 수주 물량을 유지해 충분한 자금 여력을 갖춘 TSMC와 달리 투자를 축소하거나 늦추는 일이 불가피해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웨이저자 회장이 미국 정부의 보조금과 관계없이 공정한 경쟁 환경에서 TSMC의 우위를 자신하는 발언을 내놓은 것은 결국 이런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세계에서 권위 있는 반도체 전문가로 인정받는 크리스 밀러 터프츠대 교수는 파이낸셜타임스에 논평을 내고 “TSMC의 미국 투자 확대는 대만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안을 제시하던 삼성전자와 인텔 파운드리에 어려움을 더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주요 고객사들이 TSMC 미국 공장에 반도체 위탁생산을 맡길 수 있게 되면 삼성전자나 인텔 파운드리를 활용할 만한 이유는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크리스 밀러는 TSMC의 트럼프 정부 친화적 행보가 대만 입장에서도 미국의 군사적 지원 등을 유지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그는 “TSMC가 미국에 더 폭넓게 뿌리를 내리는 것은 결국 미래를 위한 투자로 봐야 한다”며 “미국 정부의 관세 위협과 독점규제 등 위험도 방지하는 효과적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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