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이 미르와 K스포츠에 삼성그룹이 지원금을 출연하고 최순실씨와 정유라씨 승마훈련에 별도로 거액을 지원한 결정을 보고받지 못했다고 끝까지 입을 닫았다.
김종중 삼성미래전략실 사장도 자금지원을 누가 결정했는지 알지 못한다며 답변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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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조사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 출석해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
이 부회장은 6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삼성그룹의 재단 출연과 최씨의 독일 스포츠재단, 정씨의 승마훈련 지원 배경을 집중적으로 추궁받았다.
수십억 원에 이르는 별도 자금지원을 이 부회장이 사전에 보고받았는지, 이런 결정을 누가 주도했는지 여러 의원들이 공통적으로 추궁했지만 이 부회장은 끝까지 입을 굳게 닫았다.
이 부회장은 “재단 출연과 최순실씨 지원, 정유라 명마 구입 지원 등을 당시에 들은 기억이 없다”며 “나중에 들어보니 적절하지 않은 방식으로 지원된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박상진 사장이 독일에서 최순실을 만나겠다고 내용을 장충기 사장을 통해 이 부회장에게 보고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적 없다"고 부인했다.
의원들은 검찰조사를 받은 미래전략실의 최지성 부회장과 장충기 사장,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 등을 거명하며 책임자를 찾아내 엄벌에 처할 것을 추궁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00억 원에 가까운 금액이 오갔는데 이 부회장이 보고를 받지 못했다면 해고를 시켜야 한다”며 “계속 대답을 회피한다면 삼성전자 직원들에게 탄핵을 받을 일”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계속해 “뭐라고 변명해도 적절하지 않아 사과드린다”며 “검찰조사가 끝난다면 적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언급을 피했다.
김성태 국정조사 특별위원장이 “이 부회장과 같이 대답을 회피하며 불성실한 태도를 보일 경우 고발을 당할 수도 있다”며 경고하기도 했다.
김종중 사장도 자금지원의 결정을 누가 했느냐는 추궁에 “제가 담당하는 분야가 아니라 알지 못한다”고 대답을 회피해 질타를 받았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삼성그룹이 광고를 빌미로 언론사를 압박해 기사를 삭제하는 행위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을 ‘삼성 공화국’으로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어떠한 압력도 가하지 않겠다”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