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홍하이그룹이 노키아 브랜드로 스마트폰을 개발하고 생산해 자체 스마트폰사업에 도전한다.
2일 외신을 종합하면 홍하이그룹 계열사인 핀란드의 'HMD글로벌'이 노키아 브랜드 스마트폰을 출시한다. 내년 초 열리는 세계모바일박람회(MWC2017)에서 첫 제품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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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토 누멜라 HMD글로벌 CEO. |
아토 누멜라 HMD글로벌 CEO는 “노키아는 10년 넘게 전세계 소비자들에 사랑받아온 강력한 브랜드”라며 “노키아 스마트폰을 다시 선보일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발표했다.
HMD글로벌은 5월부터 마이크로소프트의 노키아 브랜드 스마트폰 상표권과 지적재산권을 10년 동안 대여하는 계약을 맺었다. 홍하이그룹은 노키아의 스마트폰 생산시설도 인수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4년 노키아를 인수한 뒤 노키아 브랜드로 윈도 스마트폰을 판매해왔지만 실적이 부진하자 2년만에 이를 다시 매각하며 스마트폰사업을 사실상 중단했다.
홍하이그룹 자회사인 FIH모바일이 개발과 생산을 담당하고 HMD글로벌은 판매와 마케팅을 맡아 역할을 분리했다. 노키아의 브랜드 훼손을 막기 위해 일부러 거리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HMD글로벌은 이를 위해 노키아와 같이 핀란드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노키아 출신으로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스마트폰사업 아시아지역 총괄을 맡은 누멜라를 CEO로 영입했다.
새로 출시되는 노키아 브랜드 스마트폰은 사실상 위탁생산 전문업체인 홍하이그룹의 첫 자체 스마트폰사업 도전작이다.
홍하이그룹은 애플 아이폰과 샤오미의 스마트폰 등을 위탁생산하며 높은 수준의 제조기술력을 확보했다. 샤프와 이노룩스 등 자회사를 통해 디스플레이 등 부품도 자체적으로 조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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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궈타이밍 홍하이그룹 회장. |
하지만 치열한 스마트폰 시장경쟁에서 자체 브랜드로 도전하기 승산이 없다고 판단해 노키아의 브랜드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진출을 노리는 것으로 해석된다.
로이터는 “노키아는 아직 피처폰의 비중이 높아 브랜드 경쟁력 남아있는 인도와 동유럽 등 중저가 제품 중심의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며 “마이크로소프트와 완전히 다른 전략을 쓸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키아는 2009년까지 40%에 가까운 압도적인 점유율로 세계 휴대폰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자체 운영체제를 고집하며 스마트폰으로 재편되는 시장변화에 대응하지 못해 급격히 쇠퇴했다.
내년 출시되는 신제품은 구글 안드로이드를 탑재한다.
포브스는 “노키아 스마트폰이 사실상 애플과 삼성전자 등 주요업체와 경쟁하기는 불가능하다”며 “하지만 노키아 브랜드를 기억하는 수많은 소비자의 눈길을 끌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