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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과 이재명, 누가 '제2의 노무현' 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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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성남시장(왼쪽)이 지난 6월10일 서울 광화문 천막농성장을 방문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
‘문재인과 이재명.’
한 사람은 대선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다른 한 사람은 촛불정국 속에서 무섭게 질주하는 ‘다크호스’다.
야권의 대선후보라는 공통점 외에 두 사람은 ‘노무현’이라는 연결고리로 이어져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알려진 것처럼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이자 평생의 동반자였다. 그를 정치판으로 이끈 사람도 바로 노 전 대통령이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소신있는 발언으로 ‘제2의 노무현’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데 그만큼 이 시장에게서 노 전 대통령의 향수를 느낀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친노’라는 정치적 배경을 가진 두 사람이 향후 펼쳐질 대권레이스에서 어떤 경쟁양상을 펼칠지 주목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시장은 리얼미터가 24일 발표한 대선후보 지지도에서 11.6%의 지지율로 안철수 국민의당 전 공동대표를 제치고 처음 3위로 올라섰다.
이 시장 앞에 있는 사람은 문 전 대표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두 사람뿐인데 1위 문 전 대표(21.2%)와 차이도 9.6%포인트에 불과하다.
주목되는 지점은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이 수개월째 20%대 초반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며 사실상 답보상태인 반면 이 시장의 지지율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다는 점이다.
이 시장은 8월 4주차만 해도 3.3%에 머물렀지만 두달 뒤인 10월 4주차에 6.3%로 반등하더니 11월에 마침내 두자릿수 진입에 성공하며 안 전 대표를 4위로 밀어낸 것이다.
상승세의 원동력은 무엇보다 이 시장의 ‘사이다 발언’ 이다.
이 시장은 박근혜 게이트가 불거졌을 때 정치권에서 가장 먼저 대통령 퇴진과 탄핵을 주장헸다.
박 대통령이 첫 번째 대국민사과(10월25일)를 내놓은 바로 다음날 페이스북에서 “대한민국은 21세기 민주공화국에서 원시 샤머니즘 무당통치국으로 전락했다”며 “박 대통령은 하야하고 야권은 탄핵을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정치평론가는 “이 시장은 다른 대선주자들과 달리 좌고우면하지 않고 곧바로 대통령 하야와 탄핵, 나아가 구속까지 이야기했다”며 “선명한 발언으로 박근혜 게이트 이후 이 시장에 대한 지지층이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문 전 대표가 박 대통령의 ‘명예로운 퇴장’을 거론했을 때 “무슨 명예퇴진이냐, 청와대를 나오는 순간 바로 구치소로 보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이런 ‘선명한’ 태도는 문 전 대표가 지지율 1위 후보로 ‘안전운행’하며 보수층까지 외연확장을 꾀하고 있는 점과 대비된다.
문 전 대표도 최근 ‘온건’이미지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자칭 보수는 안보에 무능하고 무지하다”며 진영논리를 전개하는가 하면 탄핵을 놓고도 신중론에서 ‘속도전’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런 변화에는 이 시장이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를 지지하는 사람의 상당수는 과거 노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사람들이다.
이들이 앞으로 펼쳐질 탄핵정국과 대선국면에서 ‘제2의 노무현’으로 불리는 이 시장 쪽으로 넘어가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문 전 대표로서는 고민이 되는 대목이다.
관건은 ‘이재명 바람’이 ‘찻잔 속 태풍’으로 그치고 말지 과거 2002년 국민경선을 통해 대선후보가 된 노 전 대통령처럼 ‘거대한 돌풍’으로 변할지 여부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10%대의 지지율이 30%대로 올라서기는 쉽지 않다”며 “박근혜 게이트에서 선전했다고 대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일시적 현상’으로 보기 어렵다는 견해도 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기존 정치인의 모호한 화법이 아닌, 뚜렷한 메시지를 SNS를 통해 전달하는 게 세계적인 추세를 감안하면 일시적 현상으로 보기 어렵다”며 “이 시장의 생각에 호응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만큼 주목도를 높여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윤 센터장은 “대세를 이어가려면 당내 기반도 확고히 다져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