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업계에서는 대통령이 직접 맡아 바이오산업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인 만큼 위원회 출범에 많은 기대를 걸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바이오위원회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지만 계엄 사태를 보면서 허탈하기까지 했다”며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한 만큼 아젠다와 함께 구체적 정책 지원을 기대했지만 이제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 최근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국내 바이오업계도 투자 해빙기를 맞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기도 했다. 사진은 픽사베이 바이오 관련 이미지. <픽사베이>
국내 바이오벤처들은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다음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투자 훈풍이 불 것이라고도 기대했다. 하반기부터 고금리 기조가 한풀 꺾였는데 추가로 금리가 또 내려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후보자 시절부터 주요 정책으로 기준금리 인하를 언급해왔다.
바이오분야는 신약개발로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데 금리가 인하되면 상대적으로 자금 조달이 수월해진다.
우정규 유안타인베스트먼트 벤처캐피탈부문 바이오파트 이사는 11월6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세미나에서 “금리인하의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글로벌 벤처의 제약바이오분야 투자는 1년 전보다 증가하고 있으며 투자자들 미팅에서도 이러한 분위기가 감지된다”면서도 “하지만 지정학적 위치를 비롯한 다른 요인들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국내는 6개월에서 1년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바라봤다.
하지만 이번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가 대외신인도 하락이 예상되면서 투자 위축이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세계적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글로벌은 한국의 비상계엄 사태를 놓고 한국 정부 신용도 기반에 대한 부담은 불가피하다고 봤다.
S&P는 “한국의 정치적 안정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정부와 한국은행의 금융시장 안정화 대책 발표는 즉각적 변동성 확대 억제에 도움이 됐지만 투자심리가 정상화되기까지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비상계엄이 6시간 만에 종료된 덕분에 당장 국가 신용등급이 조정되지는 않았지만 정치 불안이 앞으로 외부에서 바라보는 한국 정부의 신인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뜻이다.
현재 국내 바이오업계는 기업공개(IPO) 등을 활성화하면서 투자 기지개를 펴고 있었는데 이번 계엄 사태로 찬물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2월에만 신약개발 등 바이오 관련 업체만 3곳이 기업공개를 준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바이오벤처들의 코스닥에 입성한 곳이 2곳에 그친다는 점에서 조금씩 활기가 돌고 있다는 뜻이다.
이승규 부회장은 “장기적으로 투자 위축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산업계 입장에서 국가 브랜드 회복이 지연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