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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라니스코 교황이 15일 오전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모승천대축일 미사'에 입장하며 한 어린이의 얼굴에 입을 맞추고 있다. |
프란치스코 교황이 성모승천대축일 미사를 집전하기 위해 대전 월드컵경기장에 가는 동안 모두 여덟 번이나 차를 멈춰 세우게 했다. 아이들을 발견하고 축복을 하거나 시민과 신자들에게 손을 들어주기 위해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5일 헬기 대신 KTX를 타고 성모승천대축일 미사가 열리는 대전을 찾았다. 교황은 역에서 국산 소형차 쏘울을 타고 대전월드컵경기장에 도착해 지붕이 없는 무개차로 갈아탔다.
교황은 지나가다 아이들이 보이면 차를 세우게 한 뒤 아이의 얼굴을 쓰다듬거나 이마 또는 볼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교황은 경호원들에게 군중 속의 아이를 데려오도록 해 경호원들은 수시로 군중 속에서 아이들 안고 교황을 만나게 한 뒤 부모에게 데려다 주는 일을 반복해야 했다.
교황은 14일 오후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한국 주교단과 만나는 일정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다가도 차를 멈추게 해 시민들 사이에서 아이들과 장애인의 손을 잡아 준 뒤 차에 올랐다.
천주교 교황방한위원회 허영엽 대변인은 "교황이 더 많은 사람과 접촉하기를 원하고 그것이 그 분의 큰 뜻이라 전혀 안전장비도 없이 사람들을 대한다"며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가장 신경을 많이 쓰는 게 교황의 안전"이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5일 성모승천대축일 미사를 집전하기에 앞서 제의실 앞에서 세월호 생존 학생 2명, 유가족 8명 등 10명과 만나 이들의 아픔을 어루만졌다.
교황은 이들에게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뜻이 담긴 노란 리본과 팔찌를 받았고 노란 리본을 달고 미사를 집전했다.
교황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에게 받은 십자가를 로마로 가져가기로 했다. ‘세월호 십자가’로 알려진 도보 순례단의 십자가는 천주교 대전교구장인 유흥식 주교에게 전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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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란치스코 교황이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모승천대축일 미사에 참석해 세월호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
프란치스코 교황이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강론에서 한 주요 발언
"이 나라의 그리스도인들이 올바른 정신적 가치와 문화를 짓누르는 물질주의의 유혹, 이기주의와 분열을 일으키는 무한경쟁의 사조에 맞서 싸우기를 빈다."
"새로운 형태의 가난을 만들어 내고 노동자들을 소외시키는 비인간적인 경제모델들을 거부하기를 빈다."
"생명이신 하느님과 하느님의 모상을 경시하고, 모든 남성과 여성과 어린이의 존엄성을 모독하는 죽음의 문화를 배척하기를 빈다."
"복음이 제시하는 희망은 외적으로 부유해도 내적으로 쓰라린 고통과 허무를 겪는 그런 사회 속에서 암처럼 자라나는 절망의 정신에 대한 해독제다."
"이 나라의 교회가 한국사회의 한가운데에서 하느님 나라의 누룩으로 더욱 충만히 부풀어 오르게 도와주실 것을 간청하며, 이 나라의 그리스도인들이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정신적 쇄신을 가져오는 풍성한 힘이 되기를 빈다."
“고귀한 전통을 물려받은 한국 천주교인으로서 여러분은 그 유산의 가치를 드높이고, 이를 미래세대에 물려주라는 부르심을 받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느님의 말씀에 따라 새롭게 회개해야 하고, 우리 가운데 있는 가난하고 궁핍한 이들과 힘없는 이들에게 깊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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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인 최초의 사제인 김대건신부의 생가가 있는 충남 당진시 솔뫼성지를 방문해 기도를 올리고 있다 |
프란치스코 교황이 충남 당진 솔뫼공원에서 열린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에 참석해 한 주요 발언
"평화와 우정을 나누며 사는 세상, 장벽을 극복하고 분열을 치유하며 폭력과 편견을 거부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하느님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일이다."
"그리스도는 일어나 깨어 있으라고, 삶에서 진정 소중한 것들이 무엇인지 깨달으라고 여러분을 부르고 계신다. 이 뿐 아니라 세상 밖으로 나아가 다른 이들의 마음의 문을 두드리고, 그들의 삶 안에 그리스도를 받아들이도록 초대하라고 요청하고 계신다."
"교회는 전 인류의 일치를 위한 씨앗이 되어야 한다.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국가와 민족들이 일치를 이루도록, 그러나 다양성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양성을 인정하고 조화를 이루어 더 풍요롭게 하는 일치를 이루도록 부름받고 있다."
“우리를 괴롭히는 사회의 빈부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우리 삶에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하는 물질과 권력, 쾌락 숭배의 징후들을 우리는 본다. 우리 가까이에 있는 많은 친구와 동료들이 엄청난 물질적 번영에도 불구하고, 정신적 빈곤, 외로움, 남모를 절망감에 고통받고 있다."
"이러한 세상에 하느님의 자리는 더 이상 없는 것처럼 보인다. 마치 정신적 사막이 온 세상으로 퍼져 나가고 있는 것 같다. 이는 청년들에게도 영향을 미쳐서 희망을 앗아가고, 많은 경우에 삶 그 자체를 앗아가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