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 회장은 2022년 실적 발표에서 총주주환원율 목표를 50%로 제시했다. 하나금융 실적 발표 자료에 ‘그룹 자본관리 및 주주환원 정책’ 내용이 담기기 시작한 것도 이때다.
배당성향은 2021년 25.6%에서 2022년 26.9%, 2023년 28.6%로 꾸준히 높아졌고 2023년부터는 분기배당도 실시했다.
다만 밸류업 계획 발표를 두고는 4대 금융 가운데 상대적으로 늦은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주주환원여력을 결정하는 보통주자본(CET1)비율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4대 금융은 보통주자본비율에 일정 기준을 설정하고 이를 초과하는 자본여력을 주주환원에 사용하는 주주환원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
대부분 금융지주가 설정한 목표치는 보통주자본비율 13%이며 하나금융은 여기에 높은 환율 민감도를 고려해 0.5% 환율 버퍼를 적용한 13~13.5%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보통주자본비율이 해당 기준치를 넘겨야 적극적으로 주주친화정책을 펼칠 수 있는 있는 셈인데 하나금융은 높은 환율 등의 영향으로 상반기까지 기준치 13%를 하회했다.
하나금융의 상반기 말 기준 보통주자본비율은 12.79%다.
▲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오른쪽)이 6월21일 알렉스 히스 호주 재무부 기후에너지 총괄 차관보와 녹색금융 협력 방안 관련 면담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다만 하반기에는 하나금융 보통주자본비율이 무난히 13%를 넘을 것으로 여겨져 주주환원 여력이 뒷받침될 것으로 분석됐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하나금융은 아직 밸류업 자율공시를 하지 않았지만 주주환원율 제고에 대한 경영진의 의지가 높다”며 “환율 하락과 대출성장 관리를 통해 개선된 보통주자본비율은 밸류업 자율공시에 대한 기대감을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도 “환율상승과 특히 큰 폭의 대출성장에 따라 하나금융의 상반기 보통주자본비율이 13%를 하회했다”면서도 “대출성장 조절과 원/달러 환율 하락 반전, 이익증가 등이 반영되면서 하반기 13% 상회가 확실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이 3분기 호실적을 거둔 것으로 보이는 점도 주주환원 여력 확보에 긍정적 요소로 평가됐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3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지배주주기준) 1조224억 원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6.8% 늘어난 것은 물론 2024년 들어 3개 분기 연속 1조 원대 순이익을 기록한 것이다.
함 회장은 올해 6월 호주 투자자들과 만나 “하나금융은 강점인 비용 효율성과 자산건전성을 바탕으로 꾸준한 성장을 이뤄냈다”며 “앞으로도 효율적 자본관리와 주주 친화 정책으로 주주 가치를 키워나가 K-금융을 대표하는 밸류업 모델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