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023년 5월1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더 세인트레지스 호텔에서 열린 ‘K파이낸스위크 인 인도네시아2023’에서 전통의상 바틱을 입고 인도네시아 루훗 빈사르 판자이탄 해양투자조정부 장관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당시 이상덕 주인도네시아 대한민국대사, 이복현 원장, 루훗 판자이탄 장관, 간디 술리스티얀토 주한 인도네시아대사.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한국이 인도네시아와 수교한지 반 세기가 지난 만큼 양국 금융당국 사이 관계도 역사가 깊다.
금감원은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이 출범한 해부터 인연을 이어왔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지난해 금융감독 수장으로 처음 참여하는 금융사 해외 설명회(IR) 개최국으로 인도네시아를 고르고 OJK와 직원 교류 협약을 맺는 등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금융당국은 인도네시아와 단단한 관계를 바탕으로 인구 4위 대국 시장을 노리는 국내 금융사를 다방면에서 지원하고 있다.
11일 금감원에 따르면 현재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에는 금융투자 분야 직원 1명이 파견돼 근무하고 있다. OJK에서도 금감원에 금융투자 분야 1명이 파견돼 근무하고 있다.
금감원은 “OJK와 업권별로 실무자를 상호 파견해 직무 간 훈련(OJT) 형식으로 교류하고 있다”며 “지난해 금감원에서는 은행 분야 직원이, OJK에서는 소비자보호와 보험 분야 직원이 파견됐다”고 설명했다.
OJK와 금감원은 지난해 5월 한국-인도네시아 수교 50주년을 맞아 협약을 맺고 우수직원을 상호 파견하고 있다. 금감원이 다른 나라 금융감독기구와 직원을 일정 기간 교류하기로 한 것은 인도네시아가 처음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당시 “이번 상호파견 프로그램이 양 기관 사이 감독협력 단계를 한 단계 성숙시킬 것”이라며 “충실한 운영으로 양 기관의 금융감독 업무 수행에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OJK는 재무부 산하 자본시장감독청(보험, 자본시장, 비은행)과 중앙은행(은행)으로 분리돼 있던 감독기능을 개편해 2013년 1월 통합 금융감독기구로 출범했는데 한국 금융당국과 이때부터 인연을 맺었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2013년 OJK 부청장(Deputy Chairman) 등 주요 공무원 4명 등을 초청해 연수를 실시했다. OJK는 당시 국내 금융감독기관의 역량강화 과정과 관련한 노하우 공유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고 금융당국은 이에 맞춰 주요 인사 면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금감원은 OJK 출범 이전인 2010년에도 인도네시아 재무부 공무원을 초청해 통합금융감독기구 운영 관련 연수를 진행했다.
금감원은 당시 “지난 10여 년 동안 통합금융감독기구를 운영하면서 겪은 경험과 앞으로 인도네시아가 통합감독기구를 출범할 때 유의해야할 사항에 대해 지식을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금융감독 체계도 과거 은행과 증권, 보험감독원 등 업권별로 분리돼 있던 것을 금감원으로 통합한 만큼 비슷한 점이 있어 관련 경험을 나눈 것이다.
▲ 최종구 금융위원장(오른쪽)이 2018년 3월 인도네시아를 찾은 자리에서 윔보 산토소 OJK 청장을 만나 양국 금융협력 방안과 현지 진출 국내 금융사를 위한 규제 완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
금융위와 금감원은 2015년 OJK와 협력 증진을 위해 셔틀외교를 시작해 정례회의를 처음 열기도 했다.
진웅섭 당시 금감원장이 직접 인도네시아를 찾아 물리아만 하다드 OJK 청장과 양국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전방위로 협력한다는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그 결과 인도네시아 최대 국영은행인 느가라은행(BNI)이 2016년 서울지점을 열고 인도네시아 은행 가운데 처음 국내에 발을 들였다.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국내 금융사도 이후 신남방정책의 훈풍을 타고 2015년 말 16곳에서 2024년 3월 말 27곳으로 급증했다.
금감원은 인도네시아 시장 전망이 밝은 만큼 앞으로도 국내 금융사 진출을 적극적으로 돕는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다.
금감원은 “인도네시아는 국내 금융사는 모두 관심을 갖고 있고 가장 많이 진출을 하고 싶어 하는 지역이다”며 “워낙 성장 가능성이 높고 국내 금융산업 외연 확대 등과 관련해 중요한 시장인 만큼 계속 감독 당국 교류를 통해 지원을 이어갈 것이다”고 설명했다.
▲ 진웅섭 금감원장(오른쪽)이 2015년 4월16일 인도네시아 부통령 접견실에서 무하마드 유수프 칼라 인도네시아 부통령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금융감독원> |
이복현 금감원장도 취임 이후 그동안 국내 금융사의 해외 진출을 돕겠다는 의지를 여러차례 밝혔는데 특히 지난해에는 대규모 금융 사절단을 이끌고 인도네시아를 직접 찾기도 했다.
이 원장은 당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K파이낸스위크'에서 “앞으로 K파이낸스가 인도네시아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K팝이나 K드라마처럼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길 응원한다”며 “인도네시아와 한국의 관계가 더욱 굳건해져 50년 뒤 누군가 ‘지난 100년을 넘어, 새로운 100년을 향해’라는 주제를 논의할 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당시 행사에는 이 원장 외에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을 비롯해 미래에셋증권, KB국민은행, 한화생명, KB손해보험, 삼성화재, 한국투자증권 CEO 등이 함께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