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2024-09-25 16:2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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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고금리, 공급과잉에 따른 재고문제, 대선 불확실성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미국 태양광발전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우선 기준 금리가 최근 0.5%포인트 인하됐고 연내 추가로 0.5%포인트 인하가 유력해졌다. 태양광발전소 건설 프로젝트는 초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조달이 필수고, 자금 조달 금리가 프로젝트와 사업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금리 인하 기조는 다시 미국에서 태양광발전 프로젝트가 잇따를 수 있는 조건인 것이다.
▲ 홍정권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대표이사가 최근 조성되고 있는 미국 태양광 시장의 우호적 환경 조성에 따라 'K-태양광' 입지를 지킬지 관심이 쏠린다. <한화솔루션>
여기에 세계 태양광 공급과잉을 주도해온 중국 기업들이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태양광 모듈을 생산해 미국으로 우회 수출하던 것이 미국의 규제로 막힐 전망이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 한국 태양광 제품의 경쟁력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재생에너지 시장에 대한 우호적 환경이 조성됨에 따라 미국에서 태양광 사업을 하고 있는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의 앞으로 사업 실적이 반등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중국의 저가공세에 밀려 고전하던 한화큐셀 홍정권 대표이사가 미국 태양광 시장에서 K-태양광의 자존심을 지킬지 관심이 쏠린다.
25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미국의 금리 인하와 동남아시아 우회 중국산 수입 모듈에 대한 반덤핑(CVD)과 상계(AD)관세 부과에 따라 한화큐셀의 미국 태양광 모듈 사업이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고선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상당수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는 고금리가 억누르며 시행 시기가 지연됐는데, 금리 인하에 따라 프로젝트 재개 가능성이 높아진만큼, 태양광 업계가 전반적으로 수혜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올해 11월 동남아 우회 중국산 태양광 모듈에 대한 반덤핑 조사 결과를, 내년 1월에는 상계관세 조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결과에 따라 중국 기업의 동남아를 통한 태양광 모듈 우회 수출 물량에 고율의 관세가 부과될 수 있어 한화큐셀이 반사수혜를 입게 될 전망이다.
미국은 앞서 ‘중국산 태양광 셀→동남아시아 태양광 모듈’로 이어지는 동남아 우회 수출을 막기 위해 동남아시아 4개국산 태양광 제품에 대한 면세정책을 올해 6월6일부로 종료하고, 자국 내 태양광제품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정책으로 변경했다.
이에 론지, 트리나솔라 등 중국 기업들은 동남아 모듈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말 기준 미국 태양광 모듈 재고는 약 45GW로 역대 최고 수준의 재고를 보유할 것을 예상한다"며 "최근 관세 유예 종료, 상계관세와 반덤핑 조사 등으로 태양광발전소 개발 업체들이 동남아산 모듈 재고를 급격히 축적했다"고 말했다.
다만 AI 데이터센터 증가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으로 태양광 모듈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내년부터 중국산 태양광 모듈 수입량 감소가 예상되고, 하락세였던 미국 태양광 모듈 판가는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 따르면 한화큐셀은 최근 테슬라 로비스트 출신 인물 조 멘델슬을 공공정책·대관팀장으로 영입했다. 그는 무역·청정에너지 생산과 관련한 대정부·의회 협의를 총괄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미국 내 태양광발전 시장에 우호적 환경이 조성되자 미국 정부·의회에 대한 로비를 강화하기 위한 차원의 영입으로 보인다.
홍정권 대표는 지난 12일 정식으로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한화큐셀 태양광 모듈사업의 부진이 길어지면서 분위기 쇄신 차원의 인사로 풀이된다.
한화큐셀은 상반기 매출 1조7443억 원, 영업손실 2771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매출은 73.3% 줄었고 영업손익은 3553억 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는 중국산 저가공세에 따른 태양광셀, 태양광모듈의 판가·판매량 감소가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