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지난 10년 간 경제관련 부처에서 퇴직한 300명 넘는 공직자들이 대형 로펌 및 회계법인으로 이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퇴직 공직자들은 이직 뒤 연봉이 급격히 상승해 전관예우를 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최기상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국세청,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5개 경제관련 기관에서 대형 로펌과 회계법인으로 이직한 공직자는 336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의원. <최기상 의원실>
가장 많은 퇴직 공직자를 영입한 곳은 김앤장 법률사무소로 10년 동안 75명을 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는 삼일회계법인이 40명, 안진회계법인이 38명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직한 기관별로는 금융감독원이 130명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은행이 104명, 국세청 51명, 기획재정부 27명, 금융위원회 24명 순으로 확인됐다.
금융감독원 출신의 경우 130명 가운데 115명이 로펌으로 이직했지만 한국은행의 경우 92명이 회계법인으로 이직해 기관별로 차이를 보였다.
경제 관련 부처에서 대형 로펌과 대형 회계법인으로 이직한 퇴직 공직자들의 평균 연봉도 급격하게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관별로 살펴보면 기획재정부에서 퇴직하고 김앤장으로 자리를 옮긴 공직자들의 평균 연봉은 3억7600만 원이 올랐다. 금융위원회에서 퇴직하고 법무법인 화우로 옮긴 공직자들의 평균 연봉은 퇴직 전과 비교해 4억3569만 원이 올랐다.
국세청에서 김앤장으로 옮긴 공직자들의 경우 4억6206만 원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다른 기관들과 비교해 국세청 출신의 연봉이 크게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를 두고 "경제부처는 기업을 조사하고 규제하는 등 권한을 가졌다는 점에서 경제부처 퇴직자들이 로펌과 회계법인에서 공직경력을 활용해 기업이익을 대변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로비스트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취업의 자유를 따지기 전에 공직 윤리를 바로 세우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시급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