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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급발진 의심 사고를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 "브레이크를 밟아라"

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 2024-09-12 16:3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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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급발진 의심 사고를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 "브레이크를 밟아라"
▲ 강남훈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회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FKI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자동차 급발진 의심사고 관련 자동차 기자 초청 설명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KAMA >
[비즈니스포스트] 운전자가 차량 결함에 따른 급발진을 주장하는 사고가 잇따르면서 사고 관련 불안감과 그 진위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2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서울 여의도 FKI컨퍼런스센터에서 개최한 '자동차 급발진 의심사고 관련 자동차 기자 초청 설명회'에 참석한 각 분야 전문가들은 급발진 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를 막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브레이크를 제대로 밟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최영석 원주한라대학교 교수는 '사고기록장치(EDR)', 이호근 대덕대학교 교수는 '브레이크 시스템'의 원리에 대해 발표했다. 그 뒤 박성지 대전보건대학교 교수는 '급발진 의심사고 분석절차'를, 조민제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 연구관은 '경찰청의 공학적 교통사고 조사 및 사례'를 주제로 발표를 이어갔다.

이호근 교수와 박성지 교수는 급발진 의심 사고의 99%는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이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이 전날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분석한 급발진 의심 사고의 원인은 모두 '페달 오조작'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과수가 EDR 데이터 등을 분석한 결과, 2020년부터 올 6월까지 접수된 364건의 급발진 의심 신고 가운데 차량이 완전 파손돼 분석이 불가능했던 42건을 제외한 나머지 321건은 모두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이 원인이었다.

그럼에도 국민들의 급발진 의심 사고에 관한 불안감이 높은 이유를 놓고 박 교수는 "운전자가 급발진을 주장한 처음 사고는 크게 (대중의) 기억에 남지만, 국과수 결과 보고서 내용은 잘 전달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과수에서 16년가량 연구원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이날 전문가 모두는 차량 결함에 의한 급발진이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특히 박 교수는 발표에서 전자제어장치(ECU)의 전압 불안정할 경우 운전이 액셀을 밟지 않았는데도 급발진 발생할 수 있다는 실험 결과를 소개했다. 또 2014년 KBS 시사기획 창 "급발진은 있다" 방송에선 급발진 원인을 세계 최초로 재현에 성공해, 해당 방송 내용 일부가 세계 국제학술지 FSI에 등재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통계가 보여주듯 차량 결함에 의한 급발진 사례는 극히 드물다는 것이다.
 
[현장] 급발진 의심 사고를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 "브레이크를 밟아라"
▲ 이호근 대덕대학교 교수가 12일 서울 여의도 FKI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자동차 급발진 의심사고 관련 자동차 기자 초청 설명회'에서 '브레이크 시스템'에 대한 발표를 하고 있다. < KAMA >
지난 5년 간의 국과수 통계 중 분석이 불가능했던 42건 가운데 페달 오인이 아닌 차량 급발진 사례가 있었는지를 규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사고 예방의 관점에서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급발진 의심 대형 사고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의외로 명확했다. 바로 브레이크를 밟는 것이다. 

이 교수는 "자동차 제동력은 차량 중량과 속도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보다 더 크게 설계돼 있어 차량 출력이 아무리 좋아도 브레이크를 밟으면 차는 무조건 속도가 줄고 결국 정차한다"고 말했다.

자동차는 브레이크 오버라이드 기능을 통해 제동 신호와 가속 신호가 동시에 보낼 때 제동 신호를 우선하게 돼 있어 액셀을 밟고 브레이크를 밟아도 차는 정지한다는 게 이 교수 설명이다.

설사 차량 결함으로 액셀을 밟지 않았는데, 스로틀 밸브가 100% 열려 엔진이 최대 출력을 내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브레이크를 밟아도 속도가 줄지 않는 경우는 액셀을 잘못 밟은 경우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브레이크 이상으로 브레이크 페달이 딱딱해진 느낌이 난다면 양발로 강하게 밟는 방법을 제안했다.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힘은 무거운 자동차를 멈추기엔 힘이 모자란데, 일반적 유압식 브레이크에는 힘을 배가시키는 진공배력장치가 필요하다. 

이 장치에 문제가 생기면 브레이크가 딱딱해졌다고 느낄 수 있는데, 이 때도 제동거리가 길어질 순 있지만 브레이크를 양발로 힘껏 밟으면 차를 세울 수 있다. 또 액셀은 양발로 밟을 수 없는 형태를 띄어 이 방법은 페달 오조작도 방지해 준다.

박성지 교수는 페달 오조작으로 확인된 급발진 의심 사고 사례들을 소개하며 "급발진 의심 현상은 운전 경력과 무관하게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다"며 "대부분은 사람의 실수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에 따른 대책을 수립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에 결함이 있는 경우에도 사람의 페달 오류가 겹쳐졌을 때 큰 사고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최영석 교수는 급발진 주장 운전자들이 다수 제기하는 'EDR 신뢰성' 문제를 놓고 "사고기록장치(EDR)는 교통사고를 분석하는 주요 도구로, 해외와 국내에서 사고기록장치에 대한 신뢰성은 수만 건 이상의 사고 분석의 결과를 통해 검증됐다"며 "처음부터 차량 결함이나 급발진을 분석을 목적으로 제작되지 않았기 때문에 해상도가 높진 않지만, 가속페달과 브레이크 페달 정보를 판단하기에는 충분하다"고 일축했다.

자동차 에어백 제어 장치(ACM)에 내장된 데이터 기록장치로, 일정 수준 이상의 충격이 발생하는 사고가 났을 때 에어백 전개 유무, 브레이크, 차량속도, 핸들조향각 등 사고 전·후의 운행 정보와 충돌 정보를 기록·저장하는 장치다. 허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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