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인선 기자 insun@businesspost.co.kr2024-09-05 16:2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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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안정은 11번가 대표이사 사장이 ‘티메프 사태’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안 사장은 현재 입점 판매자를 늘려 몸집을 키우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는데 그 대상이 티메프 사태로 타격을 받은 중소상공인을 향하고 있다.
▲ 안정은 11번가 대표이사 사장이 ‘티메프 사태’를 기회로 만들어 몸집을 키워보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새벽배송 흑자 플랫폼으로 유명한 오아시스의 인수 협상이 틀어지면서 홀로서기에 성공해야 한다는 절박함도 안 사장의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5일 유통업계에서는 티몬과 위메프에서 발생한 정산대금 미지급 사태 이후 가장 바쁘게 움직이고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11번가를 꼽는 의견이 적지 않다.
11번가는 티몬과 위메프에서 이탈한 판매자들을 잡기 위해 기존보다 정산 일정을 7일 정도 앞당긴 안심정산 서비스, 중소판매자 지원 프로그램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8월 한 달 중소판매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행사만 5개에 이른다.
안 사장이 이커머스업계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보려고 승부수를 던짐과 동시에 연간 흑자로 돌아서기 위한 간절함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안 사장은 11번가의 핵심인 오픈마켓 부문에서 반드시 연간 흑자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놓은 상태다.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 목표로 시장 경쟁력 확보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선언했다.
성과도 나고 있다. 11번가는 오픈마켓 부문에서 3월부터 7월까지 5개월 연속 흑자를 냈다.
최근 몇 개월 동안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는 하지만 흑자 전환을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먼 것도 사실이다. 11번가는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매출 3059억 원, 영업손실 378억 원을 냈다. 2023년 상반기보다 매출은 26% 줄고 적자 규모를 35% 이상 축소했지만 여전히 흑자 전환이 가능한 상태는 아니다.
오아시스와 인수합병 논의가 무산된 점도 안 사장이 바쁘게 움직이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관련 업계에서는 최근 두 회사의 인수합병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이 짙어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공식화됐다고까지 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지만 ‘각자 하고 있는 사업을 잘하자’는 방향으로 정리됐다는 얘기는 많이 들린다”며 “사실상 마침표만 찍지 않은 상태라고 평가도 있다”고 말했다.
오아시스와 인수 논의가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11번가가 살아남기 위한 안 사장의 고민도 더 깊어질 수 밖에 없다.
SK스퀘어가 11번가 매각을 추진했던 것을 생각하면 모기업의 막대한 자금 지원을 기대하기도 힘들다. 오픈마켓 시장에서 자금 싸움으로는 쿠팡, G마켓, 네이버쇼핑 등에 밀릴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안 사장으로서는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 안정은 11번가 대표이사 사장은 판매자들에게 직접 CEO레터를 보내기도 했다. 안 사장은 11번가가 국내 우량 금융사를 통해 자금을 관리하고 있다는 점과 SK스퀘어와 11번가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계속 협의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데 공을 들였다.
안 사장은 우선 입점 판매자를 늘려 최근 좋은 흐름을 이어가는 쪽으로 전략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11번가는 8월29일 정산지연 사태로 피해를 입은 중소판매자를 대상으로 판매지원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로만 그친 것이 아니다. 5일에는 후속 조치 가운데 하나로 중소판매자 77곳과 함께하는 특별 기획전을 긴급 편성했다.
8월에는 ‘안심쇼핑 착한기업’ 기획전도 열었다. 안심쇼핑 착한기업 기획전은 티메프 사태에도 고객들에게 끝까지 배송을 완료해 준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다.
11번가는 보여주기식 행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해서 지원을 이어나가기로 했다.
안 사장도 나서서 판매자들에게 진심을 보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11번가에 입점한 판매자들에게 직접 CEO레터를 보낸 것이다.
안 사장은 CEO레터를 통해 “변함없는 신뢰를 바탕으로 판매자분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노력을 통해 11번가가 국내 대표 커머스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며 “안심정산 쇼핑 확대 등 신뢰를 기반으로 판매자와의 동반성장을 지속 추구하겠다”고 말했다.
안 사장은 11번가가 국내 우량 금융사를 통해 자금을 관리하고 있다는 점과 SK스퀘어와 11번가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계속 협의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데 공을 들였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