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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이복현 대출 혼란 사과, 그럼에도 쉽지 않은 실수요자 공감하는 가계대출 억제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24-09-04 15: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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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487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복현</a> 대출 혼란 사과, 그럼에도 쉽지 않은 실수요자 공감하는 가계대출 억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4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에서 진행된 ‘가계대출 실수요자  및 전문가 현장 간담회’ 뒤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가계대출 관리 추세가 조금 늦어지더라도 실수요자들에 부담이 가지 않도록 하겠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4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에서 진행된 ‘가계대출 실수요자 및 전문가 현장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최근 당국의 강한 가계대출 억제 정책에 따른 실수요자 대출절벽 우려를 세심하게 살피겠다는 것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은행, 보험회사 등 금융권뿐 아니라 부동산 등 시장 전문가, 금융소비자 등이 참석했다.

간담회는 애초 오전 10시부터 1시간으로 예정돼 있었지만 실수요자들의 의견 청취 등 시간이 길어지면서 이 원장은 11시30분이 다 돼서야 간담회장을 나왔다.

백브리핑에서도 최근 금감원의 강도 높은 가계대출 억제 정책부터 이에 따른 시장 혼돈 상황에 관한 대응방안까지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졌다. 

간담회는 비공개로 진행됐지만 이 원장은 백브리핑에서 최근 은행권의 잇따른 대출 규제로 시장 실수요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실수요자들의 불안이 커지다 보니 인터넷은행 등에서 ‘새벽런’ 사태도 벌어지고 있다고 들었다”며 “은행권과 가계대출 관련 정책을 연착륙할 수 있는 방안들을 논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국민들께 불편을 드린 부분은 비난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하고 사과를 드린다”며 은행권의 가계대출 규제 정책이 급하게 쏟아져 나온 것에 관한 우려에 공감했다.

최근 은행권에서는 주택담보대출과 생활안정자금 등의 대출과 관련해 대출기간과 한도 축소, 유주택자에 관한 신규 대출 취급 제한, 전세자금 대출 제한까지 강력한 대출 규제 정책들을 연이어 나오고 있다.

이 원장이 8월25일 KBS 시사교양 프로그램 ‘일요진단 라이브’에서 은행권의 주담대 금리인상을 ‘손쉬운’ 대응방법이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한 바로 다음날부터 은행들이 다방면에서 대출 조이기에 나선 것이다.
 
[현장]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487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복현</a> 대출 혼란 사과, 그럼에도 쉽지 않은 실수요자 공감하는 가계대출 억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4일 ‘가계대출 실수요자  및 전문가 현장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KB국민은행을 비롯한 주요 시중은행들은 이미 서울과 수도권 등의 주담대 대출기간 축소, 다주택자 대상 주택구입자금대출 신규취급 제한부터 전세자금대출 한도까지 강하게 규제하고 있다.

우리은행, 농협은행, 카카오뱅크 등은 유주택자 대상 주택담보대출 제한 조치를 발표했고 삼성생명 등 보험사도 유주택자의 수도권 주담대 취급 제한에 나섰다.

투기수요를 억제해 급증하는 가계대출을 관리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강력한 규제 조치가 단기간에 쏟아지면서 실수요자가 대출절벽에 몰릴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 9월 강화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도까지 시행되면서 실수요자들은 주담대를 받기 위해 인터넷은행 ‘오픈런’을 불사하는가 하면 지방은행으로 대출 원정에 나서는 등 혼란과 불안이 확산하고 있다.

대형 포털사이트 커뮤니티에서는 “주담대 오픈런 일주일째 도전하고 있는데 성공하기 쉽지 않네요”, “전세대출 심사까지 진행했었는데 갑자기 안 된다고 해서 진짜 큰일 날 뻔했다”, “신축아파트 잔금대출도 한도 부족했어요” 등 실제 1~2주 사이 바뀐 은행 대출 정책에 어려움을 겪은 사례들이 공유되고 있다.

금융당국의 태도에 따라 하룻밤 사이에도 대출 규제 추가 대책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상황도 실수요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이 원장은 이날 실수요자의 다양한 사례를 고려하지 않은 기계적, 일률적 규제 조치에 관해 은행권과 적극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현장]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487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복현</a> 대출 혼란 사과, 그럼에도 쉽지 않은 실수요자 공감하는 가계대출 억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4일 ‘가계대출 실수요자  및 전문가 현장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 원장은 “1주택자는 무조건 대출이 안 된다는 규제는 당국과 공감대가 거의 없는 규제라고 볼 수 있다”며 “1주택자여도 자녀 문제로 다른 지역에 전세를 얻어야 하는 등 다양한 경우의 수에 따른 실수요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사실상 가계대출 총량제가 부활하는 거 아니냐는 질문에는 “개인적으로 대출규제 총량제에 부정적 의견”이라며 “당국의 입장은 은행권의 대출 총량을 조정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급격한 가계대출 증가를 예측가능한 수준으로 관리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그러면서 은행권 대출 상환액이 지금부터 연말까지 통상 몇 십조 원을 넘는 만큼 이 여력을 활용하고 대출 초과분을 줄이는 방안으로 실수요자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여전히 시장에서는 한동안 은행권 등의 가계대출 추가 규제 조치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이 원장 역시 대출금리 인상,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만으로는 주담대 등 가계대출 증가세를 막기 어렵다는 견해를 유지했다.

이 원장은 “보통 가계대출이 한 달에 5조5천억 원 이상 늘어나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대비 가계대출 관리가 어려워진다”며 “현재 추세로 보면 2단계 DSR만으로도 증가세를 잡기 어렵기 때문에 당국이 비난을 받더라도 피치 못하게 개입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당국이 구체적 기준을 제시하기 어렵다는 점도 토로했다. 은행권이 자체적으로 합리적 선에서 기준을 맞출 것이라는 원론적 방안을 제시하는 데 그쳤다.

이 원장은 “빠르면 이번 주말 전후로라도 은행권과 실수요자 관련 대책을 논의하고 우리은행, 삼성생명 등의 유주택자 대출 규제 등 내용에 관해서도 점검하겠다”는 말을 끝으로 브리핑을 마쳤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에서 8월 한 달 사이 주담대와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잔액은 9조6259억 원 늘어 역대 최대 증가폭을 보였다.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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