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홍하이그룹과 자회사인 샤프가 애플의 부품공급사로 입지를 점점 더 확대하고 있다.
올레드패널과 무선충전모듈 등 향후 아이폰 탑재가 유력한 부품에 이어 홍하이그룹이 반도체개발까지 담당하며 애플과 협력관계를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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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궈타이밍 홍하이그룹 회장. |
1일 외신을 종합하면 대만 홍하이그룹에 인수된 일본 샤프가 애플 차기 아이폰에 공급하는 부품을 다양화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샤프는 내년부터 애플 아이폰에 적용되는 무선충전모듈을 공급하기 위해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올레드패널 공급사로 진입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타이정우 샤프 사장은 최근 대만의 한 대학교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으며 “애플은 아이폰에 기존의 LCD패널 대신 올레드패널을 탑재하기로 하며 진화를 이뤄내고 있다”며 “변화를 곧 기회로 삼는 중요한 사례”라고 말했다.
애플의 디스플레이 주요 공급사인 샤프의 사장이 이런 말을 한 것은 곧 차기 아이폰의 올레드패널 탑재를 자신하는 증거라고 업계에서 해석한다.
타이 사장은 “샤프는 일본에 올레드패널 공장을 짓고 있지만 애플이 원한다면 미국으로 생산거점을 옮길 수 있다”며 “애플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른 시일 안에 올레드패널시장에 진입하며 애플의 주요 부품공급사 자리를 놓치지 않겠다는 샤프의 의지를 더 강력하게 강조한 것으로 평가된다.
샤프는 올레드패널 진출을 위해 향후 2조2천억 원 정도를 투자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일본 재팬디스플레이와 협력하거나 애플에 직접 지원을 받아 기술개발을 앞당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샤프가 애플과 협력을 강조하며 공격적인 진출계획을 밝힌 만큼 올레드패널 공급 수혜를 초반에 삼성디스플레이가 독점할 것이라는 전망도 점점 불투명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내년 아이폰 출시 10주년을 맞아 내놓는 신제품에 대규모 하드웨어 변화를 추진할 것이 유력하다. 이에 따라 신규부품 수요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세계 부품업체들이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 판매량이 해마다 2억 대에 이르는 압도적인 규모의 부품고객사인 만큼 부품업체들의 실적에 큰 영향을 차지한다. 애플을 고객사로 확보할 경우 인지도가 높아져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로 매출처를 다변화할 기반도 갖추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폰 부품수주에 유리한 위치를 차지한 샤프가 적극적인 의지를 나타내는 것은 경쟁업체들에 강력한 위협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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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쿡 애플 CEO. |
홍하이그룹은 전세계의 폭스콘 생산공장에서 아이폰 물량의 대부분을 위탁생산한다. 애플이 그만큼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데 큰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홍하이그룹 자회사인 샤프가 올레드패널과 무선충전모듈, 이외 부품까지 사업을 다각화해 공급능력을 갖출 경우 애플 입장에서도 샤프의 부품을 공급받는 것이 원가절감 등에서 유리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샤프는 이미지센서와 LED, 터치패널부품 등 스마트폰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홍하이그룹은 최근 일본 소프트뱅크에 인수된 영국 반도체기업 ARM과 협력해 중국에 반도체 설계연구소를 설립하며 반도체사업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홍하이그룹이 고성능 반도체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은 낮지만 구동칩 등 기술진입장벽이 낮은 분야에 뛰어들면 부품공급사로 강력한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니혼게이자이는 “애플이 단순한 반도체의 경우 홍하이그룹에 외주개발을 맡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며 “홍하이그룹과 애플의 협력관계가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