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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대기업 구조조정'은 기회, 기관 유동성 업고 알짜 매물 핀셋 공략

류수재 기자 rsj111@businesspost.co.kr 2024-08-23 15:3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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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대형 사모펀드회사(PEF)가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의 큰 손으로 등장하고 있다. 

대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안정적으로 높은 수익성을 내는 알짜 매물을 확보하려 적극적으로 계산기를 두들기고 있는 것이다.
 
사모펀드 '대기업 구조조정'은 기회, 기관 유동성 업고 알짜 매물 핀셋 공략
▲ SK그룹이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SK스페셜티를 매각한다. 이에 대형 사모펀드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파아된다. 

더군다나 기관투자자들이 대형 PEF에 투자를 늘릴 준비를 하면서 사모펀드 중심의 국내 M&A 시장은 앞으로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IMM프라이빗에쿼티와 스틱인베스트 컨소시엄은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를 1조3천억 원에 인수하기로 하고 각각 6500억 원의 인수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는 반도체웨이퍼 이물질을 제거하는 삼불화질소(NF3) 삼불화질소(NF3)를 주력 제품으로 생산하고 있다. 

효성화학이 화학업황 불황에 대규모 재무부담에 특수가스사업부를 매각하기로 하자 한국투자PE, 어펄마캐피탈, 스톤브릿지캐피탈, 글랜우드크레딧 등 국내 주요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인수전에 대거 참여했다. 

IMM프라이빗에쿼티와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손을 잡고 1조3천억 원에 인수하기로 하면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는 상각영업이익(EBITDA) 600억 원의 20배 이상의 몸값을 인정받은 셈이다.

반도체 특수가스사업은 진입장벽이 높은 데다 반도체 경기가 적어도 2025년까지 호조를 보일 것으로 기대돼 안정적 성장이 예상된다.

삼불화질소 세계 1위 업체인 SK스페셜티도 대형 사모펀드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효성화학과 마찬가지로 기업 구조조정 여파에 나온 알짜 매물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SK그룹은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SK스페셜티 매각을 결정했는데 현재 한앤컴퍼니, MBK파트너스와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스페셜티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등을 제조할 때 필요한 특수가스를 생산한다. 삼불화질소가 주력 제품으로 세계 시장 점유율 40%를 쥐고 있는 1위 업체다.

SK가 지분 100%를 쥐고 있는 SK스페셜티는 OCI머티리얼즈가 전신으로 SK가 2015년 지분 49%를 4816억 원에 인수했다. 이후 2016년 2월 SK머티리얼즈로 이름을 바꿨다. 

매각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난해 기준 상각전영업이익이 2300억 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보수적으로 추정해도 3조 원은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 사례를 고려하면 5조 원 가까운 몸값도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형 사모펀드들은 특수가스업체인 에어프로덕츠코리아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에어프로덕츠코리아는 산소와 질소, 아르곤 등을 정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등에 공급한다.

에어프로덕츠인터내셔널은 지분 100%를 최대 5조 원 수준에 매각하길 희망하고 있다. 상각전영업이익 2328억 원에 20배 정도를 적용한 수치다. 

상각전영업이익이 SK스페셜티와 비슷한 수준이라 매각 가격을 두고 사모펀드들이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에어프로덕츠코리아에는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브룩필드자산운용, 아이스퀘어드캐피털, 한앤컴퍼니, MBK파트너스 등이 인수 후보 꼽히고 있다. 
 
사모펀드 '대기업 구조조정'은 기회, 기관 유동성 업고 알짜 매물 핀셋 공략
▲ 태영그룹이 워크아웃 자구안 마련하기 위해 자회사 에코비트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 구조조정 여파에 알짜 매물이 나오고 있는 곳은 반도체뿐 아니다.

환경사업에서도 다수의 매물이 나오고 있다. 

태영그룹에서 환경사업을 하는 에코비트가 대표적이다.

에코비트는 티와이홀딩스와 글로벌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각각 지분 50%를 보유한 종합환경사업체로 지분 100%가 매각된다. 

태영그룹은 3조 원 수준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에코비트의 2020~2022년 3년 평균 상각전영업이익(EBITDA)는 1750억 원가량으로 17배의 배수를 원하고 있는 셈이다.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에 IMM인베스트먼트·IMM PE컨소시엄, 칼라일, 거캐피탈, 케펠인프라 등 4곳이 포함됐는데 IMM컨소시엄과 칼라일 2곳의 경쟁으로 좁혀진 모양새다. 

IMM인베스트먼트는 환경기업 EMK를 인수한 뒤 볼트온(유사기업의 인수합병) 전략을 통해 2022년 7월 케펠틴프라스트럭처펀드에 7600억 원에 매각해 5년 만에 2배가량 차익을 올린 경험이 있다. 

칼라일은 세계 3대 사모펀드 가운데 높은 자금력을 바탕으로 에코비트 인수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반도체 특수가스와 마찬가지로 환경사업은 정부 인허가를 받기 쉽지 않고 설령 새로 시작한다하더라도 대규모 투자가 필요해 진입장벽이 매우 높은 것으로 여겨진다. 안정적으로 꾸준한 성장을 가져갈 수 있는 사업분야인 셈이다. 

대형 PEF들이 기업 구조조정에 나오는 매물을 적극 검토하고 인수전에 뛰어드는 이유로는 기관투자자가 검증된 PEF에 출자해 자금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의 상반기 사모펀드 출자 금액은 30조1725억 원으로 해마다 꾸준히 늘어 4년 전(15조1747억 원)보다 두 배가까이 증가했다.

노란우산공제회와 과학기술인공제회, 군인공제회 등은 대형 사모펀드에 출자를 늘릴 계획을 세웠다. 대표적으로 노란우산공제회는 국내 블라인드펀드에 4700억 원을 집행하기로 해 지난해(2600억 원)보다 투자 규모를 두 배 가까이 늘린다. 군인공제회도 설립 이래 처음으로 크레딧 블라인드 펀드 출자에 나선다.

새마을금고 중앙회도 최대 8천억 원에 이르는 자금을 크레딧과 메자닌 등 펀드에 출자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국민연금을 포함해 공무원연금, 우정사업본부 등은 MBK파트너스와 프리미어파트너스, 프랙시스캐피탈 등 대형 사모펀드를 위탁운용사로 선정하기도 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주요 시중은행뿐 아니라 공제회를 통해 검증된 사모펀드에 돈을 맡기려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며 "인수합병에 따른 인수금융과 기업의 리파이낸싱(재융자) 수요 등에 따라 사모펀드와 금융권 접점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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