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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건설사 성적 가른 수도권 주택, 8·8 부동산 대책에도 양극화 지속 전망

김바램 기자 wish@businesspost.co.kr 2024-08-21 16:3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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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건설업황 둔화현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상반기 일부 주요 건설사들은 서울 등 수도권 주택 사업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에 성공하면서 업체별 실적이 엇갈렸다.

최근 정부는 부동산 공급확대 방안인 ‘8·8 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며 수도권과 지방 부동산 시장의 온도차이를 좁히려 하고 있지만 양극화 흐름을 바꾸긴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상반기 건설사 성적 가른 수도권 주택, 8·8 부동산 대책에도 양극화 지속 전망
▲ 수도권 주택 사업비중이 높은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원가율 개선세가 나타나는 흐름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건설업계와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수도권과 지방 주택 선호도 격차가 이어지면서 수도권 분양 사업비중이 높은 건설사들만 원가율 개선이 나타나는 형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장윤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8·8 부동산 대책이 중장기적 공급 확대에 초점을 맞춘 만큼 공급 위축에 따른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부동산 시장 양극화는 단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장 연구원은 높아진 공사비를 전가할 수 있는 수요 여건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고 판단했다. 수요자들의 선호가 뒷받침돼 있는 수도권 지역에서는 건설사들이 시공비 인상 요구에 적극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8월 둘째 주까지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21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반면 대구는 지난해 11월 셋째 주부터 39주째 내림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건설업체들의 주택 사업 원가율 개선도 수도권 현장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상반기 HDC현대산업개발과 GS건설 등은 다른 업체보다 주택사업 원가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높은 수도권 사업장 비중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외주주택 매출원가율이 88%, GS건설 건축/주택 부문 매출원가율이 89.0%를 기록했다. 다른 건설사들이 90%대 원가율을 나타낸 것과 비교하면 두드러지게 낮다.

HDC현대산업개발과 GS건설은 높은 아파트 브랜드 경쟁력에 힘입어 수도권 주택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춘 것으로 분석된다. 공사비가 급등하던 시기인 2021~2022년 분양물량 비중이 낮아 원가율 개선에도 유리한 편이다.

수도권 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는 반면 지방 주택 사업은 난항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 미분양 주택은 2024년 6월 말 기준 총 7만4037호로 전월 대비 2.6% 증가했는데 이 가운데 지방 주택이 5만8986호를 차지했다. 
 
상반기 건설사 성적 가른 수도권 주택, 8·8 부동산 대책에도 양극화 지속 전망
▲ 8·8 부동산 대책이 중장기 공급 확대에 초점을 맞춰 단기적으로 양극화 흐름이 해소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주요 건설사 가운데 DL이앤씨는 올해 2분기 시장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실적을 냈는데 이는 지방사업 비중(광역시 제외 지방 비중 34%)이 높은 탓으로 여겨진다. 

회사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 2조702억 원, 영업이익 326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3.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2.3% 감소했다. 주택 원가율은 93%를 기록했다.

지방 주택 수요 둔화는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건설업 공사비와 금융비용은 고물가와 고금리 등으로 2021년부터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지방의 가계 소득 증가세는 이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KB부동산이 발표하는 월간 매매가격전망지수를 살펴봐도 서울이 127.24, 수도권 118.57을 기록할 때 5개 광역시 93.16, 기타 지방 95.10으로 지역별 온도차가 뚜렷했다. 

공인중개사무소 등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매매가격전망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주택가격 상승 기대심리가 높다는 것을, 100보다 낮으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것을 의마한다.

공사비가 2021년 이후 현재까지 약 30% 가까이 상승한 만큼 분양가격에 전가될 수 있어야 하지만 지방 주택 사업장은 높은 분양 가격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악성으로 여겨지는 준공 후 미분양은 준공 후 미분양 규모는 1만4856가구인데 비수도권이 5만8986호(79.7%)를 차지한다. 준공 후 미분양은 통상 할인 분양의 형태로 매각되는 만큼 건설사의 수익성에 직접적인 타격이 된다.

배세호 iM증권 연구원은 “주택 가격이 서울을 제외하고 아직 2021년의 전고점에 다다르지 못했으며 특히 지방은 아직 가격 하락이 이어지고 있고 미분양이 크게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공사비 급등에 따라 지방도 분양가가 5년 전보다 40~60% 상승한 가운데 실질적인 지방의 가계 소득과 투자 수요는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배 연구원은 서울 부동산 시장의 온기가 지방으로 퍼질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부동산 가격은 핵심 지역의 영향을 받으며 시차를 두고 지방까지 가격 상승이 전이되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며 “현재의 서울의 아파트 가격 상승은 매우 가팔라, 지방의 아파트 가격도 자극을 받을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바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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