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탠터튼에 위치한 채플 다운 와이너리. <위키미디아 커먼스> |
[비즈니스포스트] 영국 대형 와이너리들이 변화하는 기후와 늘어나는 투자에 힘입어 수익성을 크게 늘린 것으로 집계됐다.
4일(현지시각) 가디언은 영국 기업등록소(Companies House) 보고서를 인용해 대형 와인 양조장들의 지난해 수익이 이전 해와 비교해 약 1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와인 생산량도 전년 대비 77% 증가해 16만 1960헥토리터, 2160만 병에 달했다.
영국 기업등록소에 따르면 영국 7대 와이너리 가운데 '채플 다운'은 수익이 2022년 3200만 파운드(약 555억 원)에서 2023년 3700만 파운드(약 642억 원)로 증가했다. 2018~2019년까지 거둔 수익 1300만 파운드(약 225억 원)와 비교하면 3배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영국 회계법인 UHY해커영은 영국 와이너리들의 수익이 늘어난 데에는 기후변화로 영국이 포도 재배에 있어 적합하게 바뀐 것이 크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와 달리 원래 주요 와인 생잔지였던 이탈리아, 스페인, 칠레 등은 기후변화로 피해를 입어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다.
이에 영국 와이너리들을 향한 해외 투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제임스 심몬즈 UHY해커영 파트너는 가디언을 통해 “영국 와이너리들을 향한 일부 해외 와인 사업자들의 투자는 기후변화로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에 생산 지대를 다변화하기 위한 필요성을 반영한 것”이라며 “이런 신규 투자는 와이너리들에 필요한 신규 자본을 제공하고 영국 업자들이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자금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채플 다운, 거스본, 로벅 에스테이트 등 영국 주요 와이너리들에서 생산된 영국 와인들은 이런 추세에 힘입어 글로벌 인지도를 빠르게 높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가디언은 영국 와인 생산량은 아직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주요 와인 생산국들과 비교하면 극히 적은 수준에 불과해 업계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와인기구(OIV)에 따르면 프랑스의 2024년 연간 와인 생산량은 4800만 헥토리터로 전망되는데 이는 영국 와인업계 전체 생산량의 약 300배에 달한다.
현재 국제와인기구 집계상 '주요 와인 생산국'으로 분류되는 21개국 가운데 연간 생산 규모가 가장 작은 나라는 스위스로 영국 대비 6배 많은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국제와인기구는 가뭄과 집중호우 등의 영향으로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프랑스 외 주요 생산국들의 와인 생산량은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고 설명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