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2024-07-26 16:5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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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중국산 태양광모듈 과잉 공급 등으로 작년 하반기부터 태양광 사업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이 올 연말 미국 태양광 일괄 생산단지 ‘솔라허브’ 구축을 기점으로 본격 사업 반등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태양광모듈 판가 반등이 좀처럼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김 부회장은 내년 솔라허브 가동에 따른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북미 시장을 필두로 세계 태양광 시장에서 수익 넘버원 기업이 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이 미국 내 태양광 일괄 생산단지 '솔라허브' 프로젝트를 올 연말 완료해 내년부터 태양광 사업 반등에 나선다. 사진은 김 부회장이 2023년 4월6일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달튼공장에서 한화솔루션의 '솔라허브' 프로젝트에 대해서 설명하는 모습. <한화솔루션>
26일 증권업계와 한화솔루션 안팎 취재를 종합하면 회사는 미국 카터스빌 솔라허브 공장의 태양광모듈 생산설비 가동률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솔라허브는 한화솔루션이 미국 조지아주에 3조2천억 원을 투자해 건립하는 태양광 통합 생산 단지다.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모듈 순으로 이어지는 태양광 산업 가치사슬 5단계 중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을 제외한 나머지 4단계 제품을 한 곳에서 생산한다.
회사는 지난 4월 카터스빌 공장에 모듈 생산설비 구축을 마쳤다. 올해는 2GWh 생산을 목표로 가동에 들어갔는데, 내년에는 총 3.3GWh를 생산할 예정이다. 솔라허브의 또다른 축을 맡고 있는 조지아주 달튼 공장까지 합치면 한화솔루션은 내년 총 8.4GWh의 모듈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회사는 카터스빌 공장에서 3GWh 규모의 잉곳·웨이퍼셀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 구축을 연내 마무리해 솔라허브 프로젝트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카터스빌 공장이 점차 가동돼 판매량 증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세액공제(AMPC) 반영 규모가 확대된다"며 "이에 따라 한화솔루션의 신재생에너지 부문의 3분기 영업손실은 416억 원으로 적자 폭을 줄이고, 4분기에는 영업이익 538억 원으로 흑자를 달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태양광모듈 생산량 확대와 함께 향후 태양광 모듈 판가 회복 시점에 관심이 쏠린다.
회사는 올해 상반기 모듈 가격 하락에 따라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회사의 신재생에너지 사업부문은 2023년 영업이익 5398억 원을 거뒀지만, 2024년 들어 1분기에는 영업손실 1853억 원, 2분기에는 영업손실 918억 원으로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따른 2분기 세액공제(AMPC) 1468억 원을 제외하면 2분기 적자 폭은 더 커진다.
지난 6월 초 미국의 동남아시아 태양광 패널 관세 유예기간 만료를 앞두고 중국 모듈 업체들이 동남아 지역을 우회해 대거 ‘밀어내기 수출’을 하면서, 현재 미국 태양광 업계의 모듈 재고 규모는 1년치 신규 설치량을 웃도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태양광 업계에서는 관세 유예 만료에 따라 모듈 가격 반등을 기대했지만, 모듈 가격은 7월 한 달간 17% 되레 하락했다.
▲ 미국 내 태양광 모듈 판가는 현재 쌓여있는 재고가 정상 수준으로 내려오는 2025년 회복이 예상된다. 사진은 한화솔루션의 태양광모듈로 건설된 태양광발전소 모습. <한화솔루션>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AI 데이터센터의 태양광 설치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동남아시아·한국·인도로부터 수입 감소, 신증설 프로젝트의 지연과 철회로 2025년부터는 태양광 모듈의 재고가 정상수준으로 회복돼 판가도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미국 대선은 변수가 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값싼 에너지 공급’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어 대선결과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분야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화그룹은 이날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부문을 맡고 있는 큐셀부문 신임 대표이사에 홍정권 현 전략실장을 내부 승진시키며 내정했다. 그룹은 새로운 대표 체제를 꾸려 태양광 사업 재도약을 위해 예년보다 1달 앞서 임원인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미국 내 태양광모듈 시장 흐름을 파악하고 공급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며 “새로운 대표 체제 아래에서도 미국 시장 공략이라는 대전략에는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