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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톡스, 대웅제약과 휴젤에 보톡스균주 공세 높여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16-10-21 17:3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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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름 개선 등에 쓰이는 보톡스(보톨리눔톡신)균주의 출처를 놓고 국내 보톡스회사들이 공방을 펼치고 있다.

공방이 국내산 보톡스의 이미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균주 출처 공방 치열

21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국내 보톡스 1위인 메디톡스와 경쟁회사인 휴젤, 대웅제약 사이에 보톡스균주 출처에 대한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메디톡스, 대웅제약과 휴젤에 보톡스균주 공세 높여  
▲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
메디톡스는 14일 휴젤과 대웅제약에게 공개토론을 열어 보톡스균주의 출처와 취득과정 등을 밝히자며 공세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는 6일 “대웅제약과 휴젤은 각각 축사 인근의 흙, 썩은 통조림에서 보톡스균주를 발견했다고 하는데 출처가 불분명하다”며 “의사와 환자의 알 권리를 위해서라도 균주 출처를 확실히 검증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톡스는 균주를 발견하기가 로또당첨보다 어려워 휴젤과 대웅제약이 국내에서 균주를 발견했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 의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메디톡스는 1970년대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연구하던 교수가 국내에 들어온 균주를 이용해 보톡스를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보톡스균주 출처를 명확히 밝히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웅제약과 휴젤은 해명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며 “두 회사에 보톡스 제품에 대한 의혹으로 메디톡스의 보톡스제품도 이미지에 타격을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웅제약은 메디톡스가 악의적으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대웅제약은 “메디톡스의 주장은 근거 없는 비방과 단순한 의혹이며 경쟁사에 대한 견제일 뿐”이라며 “토양에서 균주를 발견하는 것이 로또보다 어렵다고 주장하지만 1990년대에도 가능성을 언급한 논문 및 다양한 자료가 있다”고 반박했다.

대웅제약은 균주의 기원과 특성분석, 배양, 독소정제에 이르는 공정에서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돼 식약처에서 승인을 받은 만큼 문제될 게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휴젤은 메디톡스가 오히려 보톡스균주의 출처를 밝히지 않고 있다고 반박하면서도 공개토론 제안을 거부했다.

휴젤은 “메디톡스는 위스콘신대에서 연구하던 교수가 균주를 들여왔다는 주장 외에는 구체적인 균주확보 과정과 법적인 문제를 공개한 적이 없다”며 "경쟁회사가 균주 확보 및 의약품을 자체 개발했다는 것을 이해하기 어려우니 개발과 관련된 회사의 중요한 기밀자료를 공개하라는 주장은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 국내산 보톡스 신뢰 깨지나

보톡스균주의 출처 논란은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국정감사 발언에서 처음 시작됐다.

기 의원은 9월29일 “질병관리본부는 보톡스를 개발한 민간회사들로부터 국내에서 독소를 발견했다는 신고를 받고도 역학조사를 나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메디톡스, 대웅제약과 휴젤에 보톡스균주 공세 높여  
▲ 문경엽 휴젤 대표(왼쪽)와 윤재승 대웅제약 회장.
보톡스균주는 한때 생화학 무기로 고려됐을 만큼 맹독성을 가지고 있는데 질병관리본부가 균주의 출처를 명확히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대웅제약과 휴젤이 국내 토양과 통조림에서 균주를 채취한 것일 사실이라면 질병관리본부는 감염병을 대비해 신고시점부터 관리를 했어야 한다.

국정감사에서 시작한 논란은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의 발언이 더해지며 더욱 확대됐다.

메디톡스는 경쟁사들이 불법적으로 균주를 취득했다는 의심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대웅제약과 휴젤이 메디톡스의 균주를 훔쳤거나 브로커를 통해 균주를 구입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미국 균주은행 등에서 합법적으로 균주를 살 수 있었는데 미국 911테러 이후 균주 분양이 사실상 불가능해져 불법 분양 브로커들이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웅제약과 휴젤은 메디톡스가 보톡스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져 점점 추격당하자 악의적으로 의혹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대웅제약은 보톡스시장에서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먼저 미국에 보톡스제품을 출시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휴젤은 올해 2분기에 매출 309억 원을 내면서 315억 원의 매출을 올린 메디톡스를 바짝 추격했다.

이번 논란이 보톡스의 안전성 문제로 이어져 국내산 보톡스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낮아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보톡스균주의 출처를 밝히는 것은 국민 안전을 위해서 필요하지만 이번 논쟁으로 국내 보톡스시장이 위축될 것 같아 안타깝다”며 “국내회사들이 균주 출처를 놓고 설전을 벌이는 사이에 외국계 보톡스 제조사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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