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현지시각) 이슬람교 순례기간 하지를 맞아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대사원에 군집한 순례자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발생한 폭염이 기후변화 영향으로 강력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28일(현지시각) 로이터는 기후단체 클리마미터 보고서를 인용해 올해 이슬람교의 성지순례 '하지'와 관련해 1300명이 넘는 사망자를 낸 사우디아라비아 폭염이 지구온난화 영향을 받아 피해가 커졌다고 보도했다. 이슬람교는 교리에 신도가 성지 메카를 생애에 한 번 순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번달 16~18일 기간 동안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메카에서 관측된 평균 기온은 47도였다. 대사원 외부 최고 온도는 51.8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클라미미터는 이번 이상고온 현상은 기후변화 영향에 예년보다 2.5도 더 올랐다고 분석했다. 위성 관측 자료를 활용해 1979년~2001년, 2001~2023년까지 지역 기온 변화 추이를 분석해 나온 결과다.
보고서는 이번 고온 현상은 자연적 요인으로 발생했다기에는 이상한 점이 너무 많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 협력한 다비드 파란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 과학자는 "올해 순례기간 동안 발생한 치명적 폭염은 화석연료와 직접적 연관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주요 석유 생산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화석연료 감축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이 나온다.
아프리카 기후 싱크탱크 '파워시프트 아프리카'의 모하메드 아도는 "무슬림의 핵심 신앙 활동이 위기에 처했다는 것은 (사우디에) 경종이 돼야 한다"며 "사우디는 세계 최대 석유 생산국이자 그동안 기후행동을 방해해오기도 했던 나라로 이제는 그들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