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2024-06-27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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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허민회 CJCGV 대표이사가 튀르키예 법인 구하기에 나섰다.
국내법인의 자본확충을 마무리한 CJCGV가 신용등급 상승을 이뤄내며 자금조달에 여유가 생기자 실적 회복세가 뚜렷한 튀르키예에 지원을 확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 허민회 CJCGV 대표이사가 튀르키예 법인의 실적개선세를 확인하고 지원을 늘리고 있다.
27일 CJCGV에 따르면 튀르키예 법인에 기존 대여금 69억 원의 연장건을 포함해 비수기 일시적 운영자금을 위한 증액분 64억 원 등을 합쳐 모두 133억 원을 7월12일 대여할 예정이다.
CJCGV는 신종자본대출을 통해 튀르키예 법인에 수시로 자금을 대여해주고 있다. 이번 대여분을 포함해 CJCGV 본사가 튀르키예 법인에 대여해 준 금액은 912억 원에 이른다.
CJCGV는 지난해 10월 튀르키예 법인이 기존 신종자본증권을 차환하기 위해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 1천억 원의 지급 보증을 서면서 튀르키예 법인의 자금조달에도 힘을 보탰다.
허 대표는 튀르키예 법인의 실적 개선세를 확인하고 지원을 이어나가는 것으로 보인다.
튀르키예 법인은 코로나19가 퍼지는 동안 매년 수백억 원의 순손실을 냈으나 2023년 적자를 대폭 줄였고 올해 1분기에는 매출 424억 원, 영업이익 50억 원을 거두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CJCGV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현재 튀르키예에서 ‘인사이드아웃2’가 관객몰이에 성공하면서 현지사업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식음료 사업을 강화하는 등 운영 효율화를 통해 비수기 적자 구조개선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CJCGV에 있어 그동안 튀르키예 법인은 ‘애증’의 존재였다.
CJCGV는 2016년 튀르키예 현지 극장기업 ‘마르스엔터테인먼트’를 6억500만 유로(당시 약 8천억 원)에 인수해 튀르키예 사업의 포문을 열었다. 튀르키예 법인은 인수 이후 2019년까지는 연간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지만 2020년 코로나19가 퍼지면서 적자로 돌아섰다.
문제는 튀르키예 법인 인수 과정에서 재무적투자자로 끌어들인 메리츠증권과 맺은 파생상품계약이 CJCGV의 대규모 현금유출을 일으켰다는 점이다.
▲ CJCGV가 튀르키예 현지에서 운영하고 있는 영화관.
CJCGV는 메리츠증권이 투자한 금액 2900억 원을 보장해주는 총수익스왑계약(TRS)를 체결했는데 2018년 미국의 경제 제제로 튀르키예 리라화의 가치가 폭락하면서 막대한 손실을 정산해줘야 했다.
CJCGV가 2021년 5월 총수익스왑계약 정산을 위해 지급한 현금은 3500억 원으로 파악된다. CJCGV는 정산에 필요한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회사채 2천억 원을 발행하는 등 이자 부담이 늘었다.
CJCGV가 해외현지 극장사업을 놓지 못하는 것은 국내 박스오피스의 흥행부진으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분산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박원우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CJCGV의 베트남, 튀르키예, 인도네시아 법인은 2024년 1분기 영화 관람수요 회복 및 비용구조 개선 등으로 실적 호조세를 이어갔다”며 “일부지역의 실적 부진을 상쇄하는 지역 다각화 역량이 전사 영업실적 개선에 기여하겠다”고 분석했다.
CJCGV는 최근 신용등급 상승을 이뤄내면서 향후 자금조달에 따른 이자부담이 줄어든 상태다. 한국기업평가는 25일 CJCGV의 신용등급을 기존 ‘A-/안정적’에서 ‘A-/긍정적’으로 상향조정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