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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하이트진로 첫 해외공장으로 왜 베트남 선택했나, 안 지을 이유가 없네

윤인선 기자 insun@businesspost.co.kr 2024-06-19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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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하이트진로 첫 해외공장으로 왜 베트남 선택했나, 안 지을 이유가 없네
▲ 정성훈 하이트진로 베트남법인 법인장이 2024년 6월10일 베트남 타이빈에 위치한 하이트진로 베트남 공장 부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하노이(베트남)=비즈니스포스트] “최신설비와 노하우를 한 데 모아 나중에 해외나 국내에 또 공장을 짓는다면 베트남 공장을 컨트롤C(복사), 컨트롤V(붙여넣기) 할 수 있을 정도로 만들려고 합니다.”

정성훈 하이트진로 베트남법인 법인장의 목소리에서는 첫 해외공장에 대한 설렘마저 느껴졌다.

10일 베트남 타이빈에 위치한 그린아이파크(GiP) 산업단지에서 하이트진로 베트남 생산공장에 대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하이트진로가 해외에 생산공장을 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이트진로는 현재 86개 나라에 소주를 수출하고 있다. 90개 가까운 나라에 소주를 판매하고 있다는 것은 해외 생산공장 설립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얘기기도 하다. 소주 수출이 계속해서 늘고 있지만 국내 공장 생산능력(CAPA) 확대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소주 수출 매출은 2017년 338억 원에서 지난해 1394억 원까지 늘었다.

수출 국가가 86개나 되는 만큼 해외 생산기지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선택지도 많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하이트진로가 베트남 타이빈을 콕 집은 이유가 궁금했다.

정 법인장의 설명을 듣고 나니 타이빈에 공장을 짓지 않을 이유를 찾는 것이 더 어렵게 느껴졌다.

정 법인장은 “타이빈은 면적도 넓고 인구도 많으며 베트남 수도 하노이와도 가깝다”며 “국제항구도시인 하이퐁에 인접해 있어 물류 접근성 확보에도 매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타이빈에서 하노이까지는 차로 2시간반 정도 거리다. 하이퐁 항구와는 약 40㎞ 떨어져 있다. 타이빈 공장에서 만든 소주를 해외로 실어나르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타이빈 인구는 약 2백만 명이다. 이 가운데 57%가 생산 가능 연령이고 직업교육이 된 근로자만 65만 명이다.

풍부한 노동력만을 생각했다면 하이트진로 생산공장은 베트남이 아닌 다른 곳에 들어섰을지도 모른다. 하이트진로가 타이빈에 매력을 느낀 것은 적극적인 해외기업 투자 정책 때문으로 보인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타이빈성 관계자들은 베트남에서의 하이트진로 성장을 위해 모든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그린아이파크는 베트남 경제특구로 지정돼 있다. 4년 동안 법인세가 100% 면제되고 이후 9년 동안 50%가 감면된다. 15년 동안은 법인세의 10%만 내면 된다. 토지임대료도 15년 동안 면제다.

변전소, 급수장, 폐수처리장 등 인프라도 잘 구축돼 있다.

황정호 해외사업총괄 전무는 아셈 국가들끼리 무역계약을 맺고 있어 세금에서도 유리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셈은 아시아와 유럽의 주요 국가들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분야에서 포괄적 협력을 위해 만든 협의체로 베트남도 회원국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현장] 하이트진로 첫 해외공장으로 왜 베트남 선택했나, 안 지을 이유가 없네
▲ 장인섭 하이트진로 경영전략실 전무(가운데)가 2024년 6월10일 베트남 타이빈 그린아이파크(GiP) 산업단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정세영 커뮤니케이션 담당 상무, 황정호 해외사업총괄 전무. <비즈니스포스트>
하이트진로는 좋은 조건을 갖춘 타이빈에 단순한 공장이 아닌 하이트진로의 가치와 문화를 담아 스토리가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로 했다. 공장에 전시관과 견학로 등을 만들어 현지인들과도 소통할 수 있는 장소로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결국 소주 생산공장으로서 가장 중요한 역할은 좋은 품질의 소주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베트남 수질 문제 등으로 품질 저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하이트진로는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정 법인장은 “베트남 공장에서 만드는 소주는 국내 안전관리 기준(HACCP)에 맞출 것이고 하이트진로 국내 공장 소주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제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트진로가 베트남 공장에 가장 기대하고 있는 부분 가운데 하나는 유연생산시스템이다.

현재 하이트진로가 만들고 있는 과일소주는 5가지다. 과일소주가 수출되고 있는 나라가 86개다. 각 나라에서 요구하는 상표나 언어 표시 사항들이 다르기 때문에 수출용 소주를 만드는 것이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베트남 공장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를 신경 쓴 설계가 적용돼 각 나라에 맞는 소주 라벨 등을 간편하게 만들 수 있도록 지어진다.

하이트진로 첫 해외공장 설립은 현재 어느 정도까지 진행됐을까.

하이트진로는 공장부지에 대한 소방허가와 환경영향평가 등을 받고 있다. 올해까지는 준비 작업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하이트진로는 내년 1분기 공사를 시작해 3분기에 생산 설비를 설치하고 2026년 2분기에 시운전 및 생산에 들어간다는 목표를 세웠다.

베트남 공장이 완공되면 1년에 최소 소주 100만 상자가 출고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트진로는 생산량을 차츰 늘려 1년에 500만 상자 이상을 만들기로 했다.

베트남 공장에서 만들어진 소주는 베트남에서 대부분 소비될까? 아니다. 80~90% 이상은 베트남이 아닌 다른 나라로 수출되고 나머지만 베트남에서 판매된다. 윤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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