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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소형 및 준중형차 인기, 전기차도 주행거리 길어져 작은 차 잘 팔려

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 2024-06-12 16:3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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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소형 및 준중형차 인기, 전기차도 주행거리 길어져 작은 차 잘 팔려
▲ 7월 본격 양산을 시작하는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 <현대차>
[비즈니스포스트] 얼어붙은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상대적으로 경제적 부담이 적은 준중형급 이하의 '작은 차'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국내 완성차업체들도 작지만 충분한 1회충전 주행거리를 갖춘 낮은 가격대 전기차 신차를 잇따라 출시해, 국내 준중형급 이하 작은 차 판매는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국내 완성차업계 판매실적자료를 종합하면 5월 국내 자동차 판매량 톱3는 기아 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쏘렌토(7487대), 기아 대형 RV 카니발(7211대), 현대차 준대형 세단 그랜저(6884대) 순으로 모두 중형급 이상 큰차들이 차지했다.

순서만 달라졌을뿐 지난해 연간 판매 순위도 그랜저(11만 3062대), 쏘렌토(8만5811대), 카니발(6만9857대) 순으로 최상위 3자리를 차지했다.

한국은 미국과 함께 전 세계에서 큰 차 선호 현상이 가장 뚜렷한 시장으로 꼽히는데 최근 변화의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 5월 차종별 판매 증가율을 살펴보면, 내수 자동차시장 둔화가 심화하는 가운데서도 준중형급 이하 작은 차들의 판매실적이 돋보인다.

지난달 현대자동차, 기아, KG모빌리티, 한국GM, 르노코리아 등 국내 5개 완성차업체 합산 내수 판매량은 11만6552대로 작년 5월보다 10.5% 뒷걸음쳤다.

반면 기아에선 소형 SUV 셀토스가 전년 5월보다 판매량이 27.7% 늘며 가장 높은 증가율 보였다.

5월 한 달 동안 6120대가 팔려나가 출시 직후 신차 효과를 뿜어내던 2019년 11월(6136대) 이후 가장 높은 월간 판매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1~5월 누적 판매량으로도 셀토스는 출시 6년차인 올해 역대 연간 최다 판매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기아의 5월 내수 판매량은 1년 전보다 8.3% 줄었는데 세단 6차종 가운데 지난해 5월보다 판매량을 늘린 모델은 준중형 세단 K3(2.1%)가 유일하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작년 말 보고서를 통해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이 소비심리 위축과 대기 수요의 감소 등으로 1.7% 역성장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경기 침체로 인한 국내 차 판매량 감소가 예상보다 심각하게 나타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 적은 차량이 판매시장에서 타격을 덜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추세는 지난달 현대차 판매실적에서도 나타난다.

현대차의 올해 5월 국내 판매량은 2023년 5월보다 9.4% 감소했는데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판매량은 18.4%나 줄며 2배 가까운 감소율을 보였다.

지난해 말부터 제네시스 브랜드의 볼륨모델인 GV80과 G80, GV70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신차가 잇따라 출시된 점을 고려하면 경기 침체가 제네시스의 판매실적에 상당한 타격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차에서 5월 전년 동월보다 판매량이 증가한 차종은 소형 SUV 베뉴(18%)와 코나(10%), 준중형 SUV 투싼(14.1%) 등으로 대부분 준중형 이하 차급이었다.

이밖에는 중형 세단 쏘나타(121.3%)와 중형 SUV 싼타페(119.2%)가 판매량을 크게 늘렸다. 다만 쏘나타 판매량 증가에 중국에서 들여온 택시 모델이 미친 영향이 큰 점을 고려하면 중형급 이상에서 판매량이 늘어난 차량은 싼타페가 유일하다.
 
불황에 소형 및 준중형차 인기, 전기차도 주행거리 길어져 작은 차 잘 팔려
▲ 출시 6년차를 맞은 올해 역대 최다 연간 판매 추세를 보이고 있는 기아 셀토스. <기아>
이런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는 7월부터 작은 덩치에 상품성과 가격경쟁력을 갖춘 전기차 신차를 잇따라 국내에 출시한다.

현대차의 경차 캐스퍼를 위탁생산하는 광주글로벌모터스(GGM)는 7월 전기차 신차 '캐스퍼 일렉트릭' 양산을 시작한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기존 내연기관차 모델보다 전장을 25cm 늘리고, 대용량 배터리를 장착한다. 이에 따라 캐스퍼 일렉트릭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동급인 기아 레이 EV(205km)보다 110km나 늘어난 315km에 달한다.

레이 EV는 올해 1~5월 국내에서 4936대가 팔려 EV6를 제치고 기아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전체 국산 전기차로 범위를 넓혀도 아이오닉5(5294대)에 이은 2위다.

경형 전기차의 단점으로 꼽히는 1회충전 주행거리를 혁신적으로 늘린 코나 일렉트릭은 상대적 가격경쟁력만 갖춘다면 레이 EV를 뛰어넘는 판매실적을 올릴 것이란 기대감을 모으고 있따.

기아는 7월 소형 SUV 전기차 EV3를 시작으로 내년 초까지 준중형 세단 전기차 EV4, 준중형 SUV 전기차 EV5 등 작은 몸집에 가격 낮춘 보급형 전기차 잇따라 국내에 출시한다.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사장은 이들 전기차 대중화 모델의 1회충전 주행거리 최소 500km 이상 확보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기아는 국내 전기차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도 올해 국내에서 EV3를 한 달에 2500~3천 대가량 팔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5월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는 현대차 아이오닉5로 1590대가 판매됐다. 허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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