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연합이 중국에서 수입하는 전기차에 수입 관세를 인상하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BYD 전기차 '돌핀' 홍보용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유럽연합(EU)이 이른 시일에 중국산 전기차 추가 수입관세 부과 계획을 확정해 통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정부가 즉각 무역보복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된다.
BYD를 비롯한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이 관세 인상을 충분히 받아들일 여력을 갖추고 있어 유럽연합의 결정이 역효과를 불러오는 데 머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영국 가디언은 10일 “유럽연합이 이번 주 안에 중국에 전기차 관세 결정을 통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은 이를 자국의 영향력에 대한 시험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유럽연합은 중국 정부가 BYD를 포함한 현지 기업의 전기차 생산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원해 저가에 수출 확대를 유도한다는 의혹을 두고 약 13개월에 걸쳐 조사를 진행해 왔다.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 인상안이 통보되면 중국 정부는 4주 안에 이를 반박하는 내용과 근거를 제시할 수 있다.
이후 유럽연합 소속 국가들의 동의 등 절차를 거쳐야 해당 안건이 최종 확정된다.
가디언은 유럽연합의 관세 인상 결정이 중국의 무역보복 조치를 부를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에서 중국으로 수출되는 주류와 유제품 등이 유력한 대상으로 거론된다.
가디언은 “전기차는 중국이 해외 수출에 성공하고 있는 주요 사례에 해당한다”며 자연히 중국 정부가 유럽의 관세 인상을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바라봤다.
유럽의 관세 부과가 중국의 전기차 수출을 효과적으로 방어하기 역부족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이 이미 관세 인상에 관련해 대책 마련에 나선 데다 고율 관세를 적용하더라도 유럽산 전기차와 비교하면 여전히 가격 경쟁력을 갖출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가디언은 컨설팅업체 로디엄그룹의 예측을 인용해 유럽이 약 15~30% 수준의 관세 부과를 결정할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BYD와 같은 중국 업체의 전기차는 이미 매우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데다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어 큰 타격을 받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유럽연합이 40~50% 이상의 고율 관세를 적용하지 않는 이상 중국 전기차 제조사들이 유럽시장을 포기하도록 유도하기는 이미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는 것이다.
유럽 소비자들이 중국산 전기차 관세 인상에 반발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이는 자동차 구매 과정에서 선택권을 침해하고 구매 비용 부담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전기차 관세에 맞서 무역보복에 힘을 싣는다면 이는 유럽 경제에 이중으로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
가디언은 유럽이 이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줄이면서 소비자에 피해를 입히는 결과를 낳은 만큼 이러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는 여론이 우세하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