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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HBM 엔비디아에 공급하나, "문제 있다 vs 없다" 엇갈리는 시각

김바램 기자 wish@businesspost.co.kr 2024-06-05 16: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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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엔비디아에 납품하기 위해 샘플 테스트 절차를 진행하고 있지만, 이 과정이 지연되자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반도체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HBM 테스트 지연이 걱정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고 진단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삼성전자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 HBM 엔비디아에 공급하나, "문제 있다 vs 없다" 엇갈리는 시각
▲ 삼성전자의 HBM3(4세대 고대역폭메모리)와 HBM3E(5세대 고대역폭메모리) 엔비디아 납품 문제를 두고 엇갈린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삼성전자의 12단 HBM3E. <삼성전자> 

5일 반도체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4일 대만 타이베이 그랜드 하이라이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삼성전자 등 3개사 모두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삼성전자 HBM을 향한 기대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 

앞서 로이터는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삼성전자는 HBM3(4세대 고대역폭메모리)와 HBM3E(5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의 발열과 전력 소비 등의 이유로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황 CEO는 이와 관련해 “그런 이유로 실패한 것이 아니고 테스트는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며 “삼성과의 작업은 잘 진행되고 있으며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황 CEO의 발언을 놓고 박상욱 신영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는 삼성전자에 우호적 입장을 갖고 있으며, 삼성전자에게 유리한 HBM 사업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엔비디아가 HBM 공급사 다각화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HBM 공급이 수요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 연구원에 따르면 2024년은 엔비디아의 블랙웰, AMD의 MI300X, 인텔의 가우디3 등 다양한 AI 반도체가 출시되면서 약 11억5천만 기가바이트(GB)의 HBM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에는 차세대 AI 반도체 출시와 대당 탑재량 증가로 HBM 수요가 더욱 커져, 전년 대비 97% 증가한 22억3천만GB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모두 HBM을 납품하더라도 그 출하량은 2024년과 2025년 각각 6억8천만GB, 12억5천만GB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연구원은 “2024년, 2025년 HBM 수요는 공급을 각각 15%, 11% 초과하며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 HBM 엔비디아에 공급하나, "문제 있다 vs 없다" 엇갈리는 시각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 12단 HBM3E에 남긴 친필 사인. <연합뉴스>
다만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실제로 HBM3 품질인증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산업 내 채널을 확인해본 결과, 엔비디아는 HBM3 추가 공급처 선정을 위한 품질인증 과정에서 녹록치 않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HBM 제작을 위한 복잡한 전공정 설계와 제작, 그리고 후공정의 높은 난이도에 따라 다양한 불량 요인이 속출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본격적으로 HBM3를 납품하기도 전에 엔비디아의 주력 제품이 HBM3를 탑재하는 호퍼에서 HBM3E를 적용하는 블랙웰로 넘어가는 상황에 놓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HBM3 수요가 감소하면서, 삼성전자의 어려움이 가중된 것이다.

김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인증을 받지 못한 채 제조되는 악성 재고와 엔비디아의 불량품 리콜(RMA) 요구가 우려된다”며 “품질 인증 통과와 대량 제품 납품이 지연될수록 삼성전자는 하반기 재고평가손실와 충당금 이슈가 불거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이와 관련해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메모리 업체들은 생산 이전에 수요 분석을 진행하며, HBM은 특히 고객과의 협력을 통해 제조하는 주문형 반도체 성격이 짙기 때문에 실적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악성 재고가 쌓이긴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반박했다. 

삼성전자가 HBM3E 공급에 성공하더라도 선두주자를 따라잡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양팽 산업연구원(KIET) 전문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HBM 납품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납품업체가 3사에 불과한 만큼 곧 납품에 성공할 것으로 본다”며 “현재 언급되는 품목 공급이 어려워도 차세대 제품은 납품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다만 삼성전자가 HBM의 후발주자인 만큼 단기간에 시장점유율 격차를 좁히긴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바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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