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위치한 유럽의회 건물 외벽에 선거를 알리는 포스터가 걸린 모습. 프랑스어와 영어 및 독일어로 '당신의 한 표를 행사하세요' 라는 문구를 적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를 인상하는 결정을 뒤로 미룰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29일(현지시각) 독일매체 슈피겔은 상황을 잘 아는 취재원 발언을 인용해 “유럽 집행위원회는 중국산 전기차 관세 결정을 6월9일 유럽의회 선거 이후로 연기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유럽연합은 중국 정부가 자국 자동차 기업에 과도한 불법 보조금을 제공하고 있다는 의혹을 두고 지난해 10월 조사에 들어갔다. 보조금을 등에 업은 저가형 전기차가 유럽에서 점유율을 늘리며 시장 질서를 어지럽힌다는 주장을 살핀다.
6월5일을 전후해 조사 결과를 내고 15~25% 수준의 잠정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그러나 각국 후보들 사이에 관세 관련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보니 정치적 여파를 고려해 일정을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슈피겔은 “이번 발표 연기는 관세 문제가 선거 캠페인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도록 방지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의 친환경 운송수단을 분석하는 비정부기구(NGO) 교통 및 환경(T&E)에 따르면 2023년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산 차량이 차지한 비율은 19.5%다. T&E는 이 비율이 올해 25% 까지 증가할 것으로 본다.
중국 전기차가 상당한 가격 경쟁력을 갖춰 웬만한 수준의 관세로는 수입 억제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시된다.
시장 조사업체 로디움은 “최소 40~50% 수준의 관세를 부과해야 중국 전기차 업체들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