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채권금리 상승에 따른 평가손실과 부동산시장 침체 영향 속에서도 시장의 기대치를 크게 웃도는 호실적을 냈다.
1분기 실적시즌이 막을 내린 가운데 증권업계 순이익 1위를 탈환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증시 거래대금이 늘며 자산관리와 수수료(브로커리지) 수익이 증가한 가운데 지난해 선제적으로 적립한 충당금 부담이 완화하며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앞으로 해외시장에서 중장기 성장동력을 강화할 계획을 세웠다. 우량상품 조달을 기반으로 자연스럽게 투자기회를 확대한다는 것이다.
특히 김남구 회장이 해외사업을 진두지휘하면서 핵심적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미국과 동남아시아 등 해외 각지를 직접 방문하며 그룹사의 해외사업 확장을 이끌어왔다.
앞서 한국투자증권이 미국 금융사 스티펄파이낸셜과 함께 손잡고 설립한 ‘SF크레딧파트너스’ 합작법인 역시 김 회장 주도 아래 이뤄졌다.
SF크레딧파트너스는 미국 현지에서 인수금융 및 사모대출(PD) 사업에 주력하며 기업금융(IB) 역량과 네트워크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금융당국으로부터 사업을 위한 라이선스를 확보한 뒤 영업을 시작했는데 설립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이익 전환에 성공했다.
이 밖에도 칼라일그룹, 앵커리지캐피탈 등 유수의 글로벌 금융사와 협력관계도 확대하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해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해외 각지 비즈니스를 확대함은 물론 싱가포르, 뉴욕, 홍콩 등에 핵심 거점을 마련하고 글로벌 네트워크 전략을 정비해 그룹의 해외사업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에는 특히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 사업을 키우고 있다.
CLO는 여러 기업 담보대출(레버리지론)을 한데 모아 여기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수익증권을 발행하는 구조화 상품이다. 해외시장에서 기관투자자의 투자가 활발한 반면 국내 개인투자자의 접근성은 높지 않았다.
한국투자증권은 칼라일그룹이 조성하는 펀드에 3억 달러(약 4060억 원)를 투자면서 칼라일의 해외크레딧(신용) 관련 상품을 연간 약 40억 달러(약 5조5천억 원) 규모로 국내에서 단독 판매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국내 개인투자자들에게 세 차례에 걸쳐 CLO펀드를 선보였다.
22일에는 앵커리지캐피탈과 CLO 사업 확대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앵커리지캐피탈은 CLO를 비롯한 구조화 크레딧 관련 관리자산 규모가 230억 달러(약 31조 원)에 이른다. 이에 따라 한국투자증권이 다양한 구조의 글로벌 상품을 국내시장에 공급하는 데 여러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