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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처드 유 화웨이 회장 |
“한국은 화웨이에게 마지막 공략 대상(Last Market) 이다.”
리처드 유 화웨이 회장은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14’에서 이렇게 말했다.
화웨이가 국내 스마트폰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화웨이는 세계시장에서 높아진 위상을 바탕으로 삼성전자의 안방을 공략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 LG유플러스 손잡고 국내시장 진출 모색하는 화웨이
화웨이가 최신 전략 스마트폰 ‘아너(Honor)6’를 LG유플러스 네트워크 망을 통해 안정화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5일 확인됐다. 이에 따라 업계를 중심으로 화웨이가 곧 국내 스마트폰시장에 진출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화웨이의 한 관계자는 “중국 본사에서 LG유플러스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은 맞다”며 “다만 한국시장 진출에 관해서 결정된 것은 아직 없다”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도 화웨이 스마트폰 출시는 확정된 사안이 아니라고 전했다.
업계는 화웨이와 LG유플러스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화웨이의 국내시장 진출 가능성을 높게 본다. 그동안 LG유플러스가 화웨이의 네트워크 장비를 도입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해온 데다 저렴한 화웨이의 스마트폰을 도입해 점유율 확대를 노릴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에 LG유플러스 전산망에 등록된 아너6의 성능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최신 스마트폰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는 점에서 출시설이 힘을 얻고 있다.
아너6는 화웨이가 6월 출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이다. 자체 개발한 ‘기린920’라는 옥타코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장착했다. 램은 3GB이고 카메라는 1300만 화소다. 또 국내 통신사들이 최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광대역 LTE-A’ 서비스도 지원한다.
화웨이의 국내시장 진출은 세계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에 대항할 수 있는 경쟁력을 쌓기 위한 전략적 행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화웨이가 삼성전자의 텃밭에서 경쟁을 벌이며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 스마트폰시장에서 도약을 노린다는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화웨이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보다 2.6%포인트 오른 6.9%였다. 반면 삼성전자는 7.1%포인트 줄어든 25.2%를 기록했고 애플의 점유율도 1.1%포인트 하락한 11.9%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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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웨이의 새로운 전략 스마트폰 '아너(Honor)6' |
◆ 화웨이는 ‘외산폰의 무덤’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화웨이의 한국진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업계의 가장 큰 관심사는 과연 화웨이가 외산폰의 불모지로 불리는 한국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을지다. 과거 대만 제조사인 HTC와 일본 제조사인 소니가 국내 통신사와 손잡고 스마트폰을 출시했지만 모두 국내 제조사에 밀려 물러났다.
화웨이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중국 제조사라는 꼬리표다. 아너6를 통해 알 수 있듯이 화웨이의 기술력은 상당한 수준이지만 국내 소비자 대부분은 여전히 중국 스마트폰의 품질이 떨어진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중국 제조사들은 스마트폰시장 진입초기에 여러 차례 품질논란을 겪었다. 또 저가모델이 대부분이었던 것도 중국산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정적 인식을 키웠다.
국내 제조사들에 비해 부족한 사후지원도 단점으로 지적된다. 이는 애플이 국내에서 겨우 5% 남짓한 점유율을 기록하며 힘을 쓰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화웨이가 한국시장에 진출한다고 해도 경쟁사와 비슷한 수준의 사후지원을 제공하지 못한다면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다.
그러나 화웨이의 높은 가격경쟁력을 감안하면 충분히 생존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화웨이가 이번에 국내에서 테스트를 진행한 아너6의 가격은 16GB 모델이 1999위안(약 33만4천원)에 불과하다. 32GB 제품가격도 출고가가 89만9800원인 삼성전자의 ‘갤럭시S5 광대역 LTE-A’의 절반 이하인 2499위안(약 41만7천 원) 밖에 되지 않는다.
특히 오는 10월부터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시행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단통법이 시행되면 그동안 국내 제조사들이 누려왔던 보조금 혜택이 크게 줄어 화웨이가 입지를 넓힐 가능성이 높다.
최근 해외 제조사들이 알뜰폰이나 자급제폰 등을 통해 진출을 시도하고 있는 점은 이러한 국내 시장환경의 변화를 가장 잘 보여준다.
소니는 지난 5월 ‘엑스페리아Z2’를 자급제 형태로 출시하며 국내시장 재도전을 선언했다. 엑스페리아Z2는 SK텔레콤과 KT등을 통해 출시됐는데 1차 예약판매 물량 1천대가 불과 1시간 만에 매진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중국 제조사인 샤오미는 알뜰폰 회사인 전국통신소비자협동조합과 공동구매 형태로 국내시장 진출을 추진 중이다. 대상 모델은 샤오미의 ‘홍미 노트’와 ‘홍미’, ‘미3’ 등 3가지이고 가격은 20만~35만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