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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학교 총학생회가 11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본관 앞에서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 기자회견하고 있다.<뉴시스> |
서울대학교 학생들이 총장실을 점거하고 시흥캠퍼스 설립계획의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11일 서울대학교 총학생회에 따르면 서울대 학생들은 대학본부 4층을 점거하고 이틀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10일 관악캠퍼스 아크로폴리스 광장에서 오후 6시에 열린 학생총회를 마친 뒤 오후 10시경 본관 점거에 나섰다. 학생 1천 명가량이 오후 10시30분경 1층에 진입했고 오후 10시52분경 4층 총장실을 점거했다.
서울대 총학생회와 ‘시흥캠퍼스 전면철회를 위한 학생대책위원회’는 “시흥캠퍼스 추진에 반대하는 학생총회가 재학생 10분의1 이상인 1670명의 참여로 성사됐다”며 “행동방안 가운데 ‘본부점거 투쟁’이 1097표를 받아 통과됐다”고 밝혔다. 학생총회는 서울대 총학생회 최고의결기구다.
이들은 시흥캠퍼스 실시협약을 철회할 때까지 본부 점거농성을 계속하기로 했다.
서울대 학생들의 총장실 점거는 2011년 학교 법인화 반대를 주장하며 총장실과 행정관을 점거한 이후 5년 만이다.
갈등은 시흥캠퍼스의 추진을 놓고 불거졌다. 서울대는 ‘시흥캠퍼스 추진위원회’를 꾸려 2018년 개교를 목표로 캠퍼스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대는 8월22일 경기 시흥 배곧신도시의 지역특성화 사업자인 한라와 시흥캠퍼스 조성을 위한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에 따라 서울대는 배곧신도시 특별계획구역 91만㎡ 가운데 교육·의료복합용지 66만2009㎡를 시흥시에서 무상으로 제공받게 됐다. 이 외에 캠퍼스 시설지원금 3천억 원도 지원받는다.
그러나 학생대책위는 “학생들과 논의하지 않은 기습 체결”이라며 “시흥캠퍼스 실시 협약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학생대책위는 “시흥캠퍼스는 학생구성원의 의견을 배제한 채 비민주적으로 추진됐다”며 “대학 기업화를 가속화하는 데다 아무런 교육적 비전이 없는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학교 측은 10년 동안 학생들과 충분한 협의 과정을 거친 만큼 설립 계획을 백지화하기는 힘들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자 학생대책위와 총학생회는 8월30일 본부 1층 로비에서 농성을 시작했고 9월1일부터는 행정관 앞 등 3곳에서 천막농성을 벌였다.
성낙인 서울대 총장은 10월6일 서울대 학생 모두에게 “시흥캠퍼스 실시협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학생들과의 소통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음을 인정한다”며 “시흥캠퍼스를 본격적으로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학생들의 의견을 더욱 잘 들을 것”이라는 사과 이메일을 발송했다.
그러나 학생대책위는 “학생총회의 뜻은 시흥캠퍼스 실시협약의 철회”라며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