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오른쪽)이 6일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중국산 배터리가 자국 수요를 웃돌아 세계 시장으로 쏟아져 나오는 ‘과잉생산’ 상황이 단기간에 종결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이 자체적으로 배터리 생산 속도 조절에 나섰지만 마땅한 해결책으로 볼 수 없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9일 블룸버그는 “중국 당국이 배터리 업계 생산 속도를 늦추기 위해 최근 발표한 정책은 법적 구속력이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가 지목한 정책은 공업정보화부가 8일 내놓은 방안이다. 배터리 생산 능력을 확대하는 프로젝트를 줄이고 에너지 밀도와 기타 표준 규격에 최저 기준을 제시하겠는 내용이다.
이 정책이 기업을 강제할 구속력이 없다 보니 효과가 있을지 의문시하는 분석이 나온 것이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배터리 과잉 생산에 전 세계의 불만이 커지고 있지만 이를 신속히 해소할 수 있는 해결책은 없다”라고 전했다.
유럽연합(EU)과 미국의 주요 인사들은 최근 공식 석상을 통해 중국 정부가 배터리 등 산업에서 의도적으로 공급 과잉을 주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시장에 저가의 중국산 배터리 공급을 늘려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목적을 두고 중국 정부가 자국 제조 기업들에 지나친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최근 유럽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직전 “중국 정부에 이른 시일 내 과잉 생산 문제를 해결하도록 요청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러한 강도 높은 발언들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뾰족한 수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셈이다.
투자은행 HSBC의 아시아 경제 분석가 프레드릭 뉴먼은 블룸버그를 통해 “중국이 건설경기 부진 등 경제 둔화 상황을 만회하는 차원에서 전기차 배터리와 같은 첨단 기술에 대거 투자했다는 점이 과잉 생산의 원인”이라고 짚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