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승주 한화투자증권 사장이 두산밥캣의 상장 연기로 투자금융(IB)사업의 확대에 제동이 걸렸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두산밥캣의 상장 연기로 여승주 사장이 의욕적으로 펼쳐온 투자금융사업에서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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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승주 한화투자증권 사장. |
한화투자증권은 두산밥캣의 상장 공동주관사를 맡고 있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호텔롯데나 네이처리퍼블릭 등 대형 기업공개가 연이어 무산되는 등 기업공개 시장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두산밥캣의 경우 한화투자증권이 단독주관사가 아니었기 때문에 두산밥캣의 상장 연기가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밥캣이 상장에 성공할 경우 한화투자증권은 수수료 수익으로 최대 14억 원을 얻을 것으로 예상됐다.
수익규모는 크지 않지만 한화투자증권이 6년 만에 재개한 기업공개(IPO) 주관사업이라는 점에서 한화투자증권의 투자금융사업에서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있는데 수확을 거두는 시기가 뒤로 미뤄지게 됐다.
두산밥캣의 상장 주관업무 등 투자금융사업은 여 사장이 핵심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여 사장은 취임한 뒤 첫 기자간담회에서 “투자금융을 더욱 강화해 투자금융 중심의 증권사로 거듭나겠다”며 “두산밥캣 기업공개(IPO) 주간사 등 대형 투자금융사업 비중을 늘리는 한편 한화그룹의 주력 사업인 유화∙방산∙태양광 등과 연계해 투자금융 자문을 주도적으로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 사장은 두산밥캣 기업공개의 주관업무를 따낼 때도 직접 발표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를 바탕으로 한화투자증권은 두산밥캣의 기업공개 공동주관사에 선정돼 6년 만에 기업공개 주관업무를 맡게 됐다.
여 사장이 투자금융 부문을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한화투자증권은 투자금융사업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여 사장이 취임한 뒤 추진해온 가구업체 까사미아의 상장 대표주관 사업은 7월 까사미아가 상장을 철회해 기회를 잃어버렸다. 게다가 한화투자증권이 자문을 맡은 한화첨단소재의 미국 자동차용 부품 제조회사인 CSP 인수전에서 한화첨단소재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서 제외됐다.
한화투자증권이 투자금융사업에서 독자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아직은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화투자증권이 맡고 있는 벨레상스서울호텔(옛 르네상스호텔) 재개발의 금융주관업무도 한화그룹 계열사의 참여 아래 진행되고 있다.
벨레상스서울호텔 부지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VSL코리아는 매각자금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두 차례에 걸쳐 각 한달씩 매각대금 지급을 미뤄왔다. 한화생명이 9월 말에 2천억 원 규모의 자금을 투자한 뒤에야 VSL코리아는 10월6일 매각대금 6900억 원을 모두 냈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벨레상스서울호텔 재개발사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우연히 시기가 맞아떨어져 생긴 오해일 뿐”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