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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9월부터 모바일결제 서비스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4-08-04 18: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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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 9월부터 모바일결제 서비스  
▲ 이석우 카카오 대표가 올해 2월24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MWC 2014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 발표하고 있다.

카카오가 모바일 결제 서비스에 뛰어든다. 15개 은행과 9개 카드사와 손을 잡고 9월부터 전자결제와 소액송금 서비스를 시작한다.

분기에 3조 원이 넘은 스마트폰 거래대금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 모바일거래 시장 첫발 디딜 카카오

통계청은 올해 2분기에 휴대전화를 이용해 오간 모바일 거래금이 3조1930억 원이라고 4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6.9% 늘어난 금액이다. 같은 분기에 이루어진 온라인쇼핑 거래금 10조5830억 원 중 약 30%를 차지한다.

카카오는 모바일거래시장의 빠른 성장세에 예전부터 눈독을 들였다.

이석우 카카오 대표는 지난 2월 MWC 2014 기조연설에서 “금융과 카카오톡을 결합해 창조적 서비스를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오는 9월 ‘카카오간편결제’와 ‘뱅크월렛카카오’를 통해 모바일거래시장에 진출한다.

카카오간편결제는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에 신용카드 기능을 추가해 온라인쇼핑몰에서 물건값을 치르는 서비스다. 카카오는 비씨카드를 비롯한 9개 카드사와 협력해 이번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동안 온라인쇼핑몰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해 30만 원 이상 물건을 사면 반드시 공인인증서가 필요했다. 그러나 카카오간편결제 이용자는 신용카드 정보를 등록한 뒤 매번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온라인에서 물건을 살 수 있다. 미국 이베이가 쓰는 ‘페이팔’이나 중국 알리바바의 ‘알리페이’와 같은 방식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내부 유통플랫폼인 ‘카카오선물하기’에 카카오간편결제를 적용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또는 G마켓 등 외부기업과 제휴해 온라인쇼핑몰 홈페이지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통한 소액송금 서비스 ‘뱅크월렛카카오’도 오는 9월 내놓는다. 뱅크월렛카카오는 카카오톡에 연락처를 등록한 사람 간에 하루 최대 10만 원을 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다.

뱅크월렛카카오는 국민은행 등 시중은행 15개가 참여했다. 카카오톡 이용자는 15개 은행 중 하나의 계좌를 등록해 그곳에 예치된 금액을 송금할 수 있다.

카카오는 모바일거래시장의 주도권을 잡으려고 한다. 이 대표는 지난달 16일 한국은행 세미나에서 “모바일메신저가 플랫폼으로 발전해 금융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대”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모바일거래사업을 통해 안정적 수익원을 만들 것을 기대한다. 카카오는 모바일결제와 소액송금 서비스에 참여한 카드사와 은행에게 수수료를 받는다. 현재 카카오톡 이용자는 37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들이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막대한 이익을 얻는다.

카카오가 금융시장에 처음 진출해 온라인쇼핑몰 등 대형가맹점이 적다는 것은 약점으로 지목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아무리 회원 수가 많은 카카오라 해도 가맹점을 확보하지 못하면 속 빈 강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은행과 카드사는 왜 카카오와 손을 잡았나

카카오간편결제에 9개 카드사가 참여하고 뱅크월렛카카오도 15개 시중은행이 협력한다. 기존 금융사는 카카오를 이용하는 고객을 끌어들여 모바일거래시장에서 시너지를 얻으려 한다.

시중은행들은 지난해 3월 금융결제원과 연계해 ‘뱅크월렛’을 내놓았다. 뱅크월렛 어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스마트폰으로 여러 은행의 현금서비스를 이용하는 서비스다.

그러나 올해 8월 초 기준으로 뱅크월렛 앱 이용자는 2만 명이 채 안 된다. 사람들을 끌어들일 플랫폼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각 은행이나 카드사가 자체적으로 내놓은 전자지갑과 카드 앱도 큰 반향을 이끌지 못했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사용자를 확보한 카카오가 모바일거래 서비스를 시작하면 시장 자체가 더 커진다”며 “결과적으로 시중은행에게도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에 진출한 중국 최대 전자결제서비스 회사 알리페이의 성장도 기존 금융사가 카카오와 협력하게 된 이유로 꼽힌다.

알리페이는 중국 IT기업 알리바바의 자회사다. 지난해 전 세계 사용자 8억2천만 명에 제3자 온라인결제 시장점유율 48.7%를 얻었다.

알리페이는 지난 4월 서울에 한국사무소를 세우고 국내진출을 선언했다. 사브리나 펑 알리페이 인터내셔널 대표는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법규에 맞는 지불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알리페이는 아직 한국기업과 연계해 온라인 결제망을 제공하는 서비스만 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업계 전문가들은 언제든 알리페이가 국내 모바일거래시장을 장악하려고 시도할 수 있다고 봤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공동으로 카카오의 모바일거래 서비스에 참여한 이유는 알리페이 등 해외기업에 시장을 빼앗기면 안 된다는 위기감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든 은행과 카드사가 카카오와 손을 잡은 것은 아니다. 하나은행과 롯데카드는 카카오와 다른 길을 가는 쪽을 선택했다.

하나은행은 뱅크월렛카카오 불참을 알린 뒤 자체 전자지갑 서비스인 ‘하나N월렛’에 공을 쏟았다. 지난 5월 편의점 GS25와 가맹계약을 맺고 알리페이와 협력에 나서는 등 독자행보를 하고 있다. 롯데카드도 자체 앱을 보완해 간편결제 서비스를 추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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