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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10월10일 아시아나항공 저비용자회사인 에어서울의 국제선 첫 취항식에서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우고 있다. <뉴시스> |
박삼구 금호아시아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와 관련해 속내가 갈수록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영기업 켐차이나가 금호타이어 인수전 참여를 위한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 주가도 매각흥행의 기대로 강세를 나타냈는데 인수전 열기가 뜨거워지면 박 회장의 인수자금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박 회장은 1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26회 한일재계회의에 참석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금호타이어 인수에 대해)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 아직 할 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박 회장은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준비하고 있다”라고 짧게 답변했다.
또 우선매수청구권을 사용할 계획을 묻자 “하지 말까”라고 웃으며 되묻기도 했다.
금호타이어는 중국 기업의 인수전 참여 보도에 대해서는 “결정된 게 아무것도 없다더라”고 경계심을 나타냈다.
박 회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재건작업에 마침표를 찍기 위해 금호타이어 인수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인수전이 본격화하면서 자금마련에 난항을 겪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9월20일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보유지분 42.1%에 대해 매각을 공고했다. 매각가격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1조 원을 웃돌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금호타이어는 하반기 인수합병(M&A)시장의 최대어로 꼽히고 있어 인수전이 달아오를 경우 몸값이 더 치솟을 수 있다. 해외기업들의 인수전 참여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중국 국유기업이 인수준비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정부 소유의 화학기업인 켐차이나는 금호타이어 채권단으로부터 인수준비를 위한 세부자료를 넘겨받고 인수전 참여를 위한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켐차이나는 올해 2월 스위스 종자‧농약업체 신젠타를 중국기업 사상 최대 규모인 430억 달러에 인수한 곳이다. 켐차이나는 2015년 3월 세계 5위 타이어제조사인 이탈리아 피렐리를 손에 넣기도 했다.
켐차이나가 2015년 매출 기준 세계 14위에 있는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경우 글로벌 타이어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업계는 파악한다.
중국은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으로 꼽힌다. 타이어산업의 성장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금호타이어는 난징, 창춘, 톈진 등 중국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켐차이나가 금호타이어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이유도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켐차이나 외에도 이미 세계 1,2위인 타이어업체들인 브리지스톤과 미쉐린도 금호타이어 인수후보로 거명되고 있다.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했지만 개인자격에 국한됐고 제3자에 대한 양도도 불가능하다. 인수전이 달아오를 경우 박 회장이 1조 원가량으로 추산되는 자금마련에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을 수밖에 없다.
금호타이어 주가는 매각 흥행기대를 받아 강세를 보였다. 주가는 10일 직전거래일보다 4.65%(500원) 오른 1만1250원에 장을 마감했다.
금호타이어 매각 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은 올해 11월 예비입찰을 받고 내년 초 본입찰 및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내년 상반기 중 매각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