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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패션사업 '1위 수성' 아슬아슬, 돌아온 이서현 '명예 회복' 승부수는

김예원 기자 ywkim@businesspost.co.kr 2024-04-29 17: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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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패션사업 '1위 수성' 아슬아슬, 돌아온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9831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서현</a> '명예 회복' 승부수는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이 패션사업에서 명예회복을 위해 어떤 승부수를 던질지 주목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삼성물산 전략기획담당으로 5년 만에 경영일선에 복귀한 이서현 사장이 만만찮은 영업환경을 뚫고 '명예 회복'에 나설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삼성물산이 패션업계 1위에 올라있다고는 하지만 올해 1분기 실적이 후퇴한 가운데 여러 비우호적인 재료에 노출되면서 1위 자리를 자신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29일 유통업계에서는 삼성물산 패션사업을 이끌었던 이 사장이 경영복귀 이후 패션사업에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이 사장은 2015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에 취임했으나 실적부진이 계속되면서 2018년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2014년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영업이익은 560억 원을 기록했다가 이 사장 취임 직후 적자로 돌아섰다. 삼성물산 패션사업은 2015년 89억 원, 2016년 452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017년부터 흑자로 돌아섰지만 이 사장의 취임 이전과 비교해 흑자규모가 줄었다.

실적이 저조한 원인 가운데 하나로 '에잇세컨즈'가 꼽힌다. 

에잇세컨즈는 이 사장이 2012년 론칭한 SPA브랜드다. 이 사장은 에잇세컨즈를 2020년까지 매출 1조5천억 원 브랜드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밝혔지만 시장 공략에 실패하면서 패션부문 전체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당시 삼성물산은 개별 브랜드 실적은 공개할 수 없으나 매출이 부진한 점은 인정했다.

이 사장은 올해 3월 삼성물산 전략기획담당 사장으로 복귀했다. 2018년 12월 실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지 5년3개월 만이다.

전략기획담당은 삼성물산 여러 사업부의 전략을 세우는 위치다. 패션사업에 대한 전략을 고민하는 것도 이 사장 역할 가운데 하나다. 

이 사장은 제일모직을 포함해 그룹의 패션사업을 16년 동안 이끌어 온 만큼 패션사업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는 평가가 많다.

전략기획담당 취임 이후 첫 출장지로 밀라노를 방문한 것도 패션사업에 신경쓰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밀라노는 이 사장이 제일모직 근무 시절 트렌드 파악을 위해 자주 방문했던 도시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이 사장이 올해는 삼성물산 패션사업 성장이 정체하고 있는 것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사장은 미국 파슨스 디자인스쿨에서 디자인을 전공했다. 패션업계에서 오랫동안 일했기 때문에 패션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재직 시절의 실적부진을 만회하고자 하는 의지도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삼성물산 패션사업은 올해 1분기 매출 5170억 원, 영업이익 54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1.7%, 영업이익은 5.3% 감소했다.

경기불황으로 패션시장이 침체된 만큼 실적방어에 성공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지난해 업황이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사상 최대 매출을 낸 것을 생각하면 올해 1분기 실적 후퇴는 아쉬운 부분으로 여겨진다.

일각에서는 삼성물산이 1위 자리를 지키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삼성물산 패션사업 '1위 수성' 아슬아슬, 돌아온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9831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서현</a> '명예 회복' 승부수는
▲ 삼성물산이 자사 SPA브랜드인 에잇세컨즈 성장률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사진은 에잇세컨즈 타임스퀘어점. <삼성물산패션>

우선 브랜드 이탈로 인한 공백을 메워야 하는 과제가 있다.

삼성물산 패션사업 매출 가운데 30% 정도는 수입 브랜드에서 나온다. 지난해 삼성물산이 패션업계 대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흑자를 낼 수 있었던 주요한 원인도 수입 브랜드 자·스·가(자크뮈스·스튜디오니콜슨·가니)의 흥행으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브랜드들은 계약 만료 이후 직진출을 선언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실제 삼성물산의 효자 브랜드 가운데 하나였던 톰브라운이 지난해 7월 직진출을 선언하며 올해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삼성물산 패션사업 관계자는 “올해 새로운 브랜드 발굴에 관해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자사 편집숍을 통해 다양한 브랜드 유치를 고민해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의 SPA브랜드 에잇세컨즈의 성장률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에잇세컨즈는 현재 글로벌 브랜드와 함께 삼성물산 패션부문 실적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에잇세컨즈는 론칭 이후 부진을 거듭하다 2022년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2년 연속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에잇세컨즈 매출은 약 3천억 원으로 추정됐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2022년 58개였던 매장수도 2023년 71개로 늘었다.

다만 에잇세컨즈 매출은 SPA브랜드들 가운데 5위 안에도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SPA브랜드 1위 싸움을 하고 있는 유니클로와 탑텐은 매출 1조 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자라는 약 5천억 원, 스파오는 약 4천억 원, H&M은 약 3500억 원으로 톱5를 구성하고 있다. 

무신사스탠다드와 미쏘 등 경쟁 SPA브랜드들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며 에잇세컨즈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삼성물산은 에잇세컨즈 해외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에잇세컨즈는 2016년 중국 상하이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며 중국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하지만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로 적자가 누적되며 중국 오프라인 매장을 모두 철수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사항은 없지만 에잇세컨즈 해외진출을 고려 중인 단계”라며 “에잇세컨즈 뿐만 아니라 다양한 브랜드의 해외진출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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