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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5조' CJ가양부지 착공 앞두고 변수로 떠오른 시행사 재무 리스크

류수재 기자 rsj111@businesspost.co.kr 2024-04-29 14:4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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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서울 강서구 가양동에 '제2의 코엑스'를 건립하는 5조 원 규모의 CJ가양부지 개발사업이 흔들리면서 현대건설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현대건설이 연대보증을 선 개발사업의 시행사인 인창개발이 부지를 매각할 가능성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CJ가양부지는 현대건설의 부동산PF 사업장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곳이다. 부동산PF 관련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되지 않을 수 있어 현대건설이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 '5조' CJ가양부지 착공 앞두고 변수로 떠오른 시행사 재무 리스크
▲ 서울 강서구 가양동 CJ공장부지 개발 사업 조감도. <인창개발>

29일 개발업계에 따르면 인창개발이 재무위험을 벗어나기 위해 CJ가양부지 매각을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건설은 지난 19일 열린 1분기 실적발표회를 통해 CJ가양부지를 올해 8월 착공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하지만 부지 매각이 추진된다면 예정대로 착공이 이뤄질지 미지수다.

현대건설은 CJ가양부지 개발사업과 관련해 관련해 1조5천억 원에 이르는 연대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현대건설의 전체 브릿지론 4조2천억 원 가운데 35.7%를 차지하는 규모다.

CJ공장부지 개발사업은 시행사 인창개발과 현대건설이 추진하고 있는 5조 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다.

인창개발은 2019년 말 1조500억 원을 들여 CJ가양부지를 매입했다. 삼성동 코엑스의 1.7배 규모인 연면적 77만1586㎡ 부지에 지하 7층~지상 14층 규모의 문화, 쇼핑, 오피스 복합단지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CJ가양부지 사업은 지난해 2월 인가·공고된 건축협정을 전임 강서구청장이 돌연 취소하며 파행을 겪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보궐선거로 현 강서구청장이 새로 당선되면서 취임 1호로 CJ가양부지 개발 허가를 결재하며 다시 탄력을 받고 있다.

문제는 인창개발은 재무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인창개발은 2023년도 재무제표 주석을 통해 CJ가양부지를 매각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 8일 공시된 인창개발의 감사보고서의 주석사항에는 “서울시 강서구 가양동 부지 등에 분양사업 및 보유토지의 매각을 통한 자금조달 계획과 이자율 개선작업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논란이 커지자 인창개발은 진화에 나섰다. 언론매체를 통해 “가양동 부지 매각을 검토할 계획이 없고 8월 착공을 목표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해명했고 29일 보도자료를 내 "강서구 협조로 정상적 착공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재차 설명했다.

부동산개발업계에 따르면 CJ가양부지 실제 매각이 이뤄진다면 매입 당시보다 땅값이 올라 3조 원 수준에 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최근 업계 상황을 고려하면 3조 원을 투입할 만한 재무체력을 가진 시행사나 시공사가 나타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는 말이 나온다. 

인창개발이 재정난을 겪고 있는데다 매각까지 쉽지 않아 자칫하다 사업이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인창개발의 감사인 정현회계법인은 독립된 감사인의 감사보고서란을 통해 “불리한 거시경제 상황 아래 진행하고 있는 회사(인창개발)의 서울 강서구 가양동 개발사업 등은 그 결과에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계속기업으로서 존송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함을 나타낸다”고 평가했다.

인창개발에서 지속된 영업적자에 따라 완전자본잠식이 발생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인창개발은 2023년 결손금 3981억 원을 기록해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3978억 원이다. 

부채총계는 2조180억 원으로 단기차입금 1조5721억 원, 유동성장기차입금 3600억 원, 장기차입금 96억 원 등 이자지급부채만 1조9417억 원으로 구성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낸 이자비용만 1116억 원에 이른다. 

인창개발은 2018년 145억 원, 순이익 94억 원을 거둔 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힐스테이트더운정과 CJ가양부지 매입에 따른 부담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CJ가양부지 매입 결과가 반영된 2020년 인창개발의 부채총계는 전년보다 1조 원가량 늘어난 1조2434억 원을 기록했다. 대부분 차입금(단기차입금 3586억 원, 장기차입금 8800억 원)으로 구성됐다. 

인창개발이 분양수익을 거두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주요 사업이 지체되면서 이자비용이 늘고 부채가 급증했다. 적자가 이어지며 2020년부터 결손금이 쌓여 결국 자본잠식 상태로 전환됐다.

인창개발의 특수관계자 하율디앤씨는 2018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힐스테이트더운정을 지을 부지를 4600억 원에 매입했다. 인창개발의 감사인 정현회계법인에 따르면 인창개발은 특수관계자인 하율디앤씨의 도급계약과 관련된 채무 등에 연대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현대건설 '5조' CJ가양부지 착공 앞두고 변수로 떠오른 시행사 재무 리스크
▲ 최근 계약이 100% 완료된 힐스테이트더운정 조감도. <현대건설>

힐스테이트더운정도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아 사업을 진행했다. 최초 도급계약은 1조2천억 원에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업은 운정신도시 와동동 중심상업용지 F1·P1·2블록에 공동주택 744세대 및 오피스텔 2669실을 짓는 것이다. 

2021년 12월 정당계약에서 계약 포기 세대가 다수 나와 완판에 실패했다. 계획대로 분양대금 회수가 이뤄지지 않아 실적이 악화했다.

다만 이후 잔여세대 계약을 진행해 지난 8일 2년5개월여 만에 100% 계약을 완료할 수 있었다.

힐스테이트더운정 계약이 완판되며 인창개발과 현대건설이 한숨을 돌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인창개발에 계약금 및 중도금, 잔금이 들어오면 숨통을 틀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건설은 최근 건설업황이 악화되고 있고 PF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 만큼 미착공PF 규모를 4조2천억 원에서 올해 2조 밑으로 떨어뜨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CJ가양부지 브릿지론의 본PF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 

현대건설은 CJ가양부지(1조5천억 원)이외 가산디지털단지 LG부지(1700억 원), 이마트 가양부지(1조 원), 르메르디앙 호텔(2천억 원), 힐튼호텔(2천억 원) 등의 미착공PF를 지니고 있다. 

여기서 CJ가양부지와 가산디지털단지 LG부지는 올해, 이마트 가양부지, 르메르디앙호텔, 힐튼호텔은 2025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CJ가양부지 프로젝트의 사업성이 높은 만큼 현대건설은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CJ가양부지에 인접한 가양동 이마트 부지를 2021년 5월 6820억 원에 매입한 뒤 같은해 12월 한국전기공사협회 중앙회의 등촌동 사옥 및 부속건물도 2400억 원가량을 들여 사들이며 사업 의지를 보였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미착공PF 규모를 2조 원 밑으로 내린다는 계획을 세워 올해 CJ가양부지와 가산디지털단지 LG부지 착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당장 CJ가양부지와 관련해서는 인창개발과 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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