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증권업계 1분기 실적시즌이 시작됐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을 시작으로 증권업계 1분기 실적시즌이 시작됐다.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은 지난해보다 나은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실적 발표를 앞둔 주요 상장 증권사의 실적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28일까지 1분기 실적발표를 한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4곳(NH투자·KB·하나·신한투자)의 합산 순이익은 59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1.6% 가량 늘었다.
우선 NH투자증권이 시장의 기대를 크게 웃도는 ‘깜짝 실적’을 거뒀다.
25일 NH투자증권은 1분기에 연결기준 순이익으로 2255억 원을 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5% 늘었다.
시장 전망치를 30% 이상 웃돈 것으로 NH투자증권은 증권업 호황이었던 2021년 2분기 이후 11개 분기 만에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KB증권도 개선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5일 KB증권은 1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으로 1989억 원을 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1% 증가했다.
하나증권은 3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하나증권은 1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으로 899억 원을 올렸다. 1년 전보다 7.8% 늘었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2분기부터 충당금을 대거 쌓은 영향으로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는데 이번 분기 흑자 전환했다.
다만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보다 부진한 성적을 냈다.
신한투자증권은 1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으로 757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6% 줄어들었다. 신한금융그룹은 “증권거래수수료가 늘었지만 자기매매부문 수익이 줄어들면서 실적이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신한투자증권과 지난해 4분기 1천억 원대 순손실을 냈다는 점을 고려하면 1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의 2023년 1분기와 2024년 1분기 실적. |
대체적으로 지난해보다 개선된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증권업계의 1분기 실적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분기 금융지주 계열사의 실적 개선은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브로커리지(수수료) 확대가 이끈 것으로 분석됐다. 주식시장 1분기 주식거래대금은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 등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34.3% 가량 증가했다.
NH투자증권의 1분기 브로커리지 수익이 지난해 대비 17.2% 증가했다. KB증권(21.7%), 하나증권(11.7%), 신한투자증권(26.3%)의 브로커리지 수익도 늘었다.
지난해 부진했던 기업금융(IB) 부문도 올해 개선흐름에 접어들면서 실적개선에 기여하는 모습이다.
주식자본시장(ECM), 채권자본시장(DCM) 등 전통 IB부문 중심으로 개선세에 접어들었고 IB부문 수수료 수익도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운용부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에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금리인하 지연 가능성이 불거지고 있는 데다 지정학적 위험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회복시점이 좀 더 밀릴 것으로 파악된다.
신한투자증권은 과거 취급했던 IB자산에 대한 손상을 인식하면서 운용부문 수익이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25.2%), KB(-21.6%) 등도 운용부문 수익이 악화했다.
PF 부문의 경우에도 금융당국이 5월중 ‘부동산 PF 정상화 방안’을 발표하고 5~6월부터 PF 정상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PF 부실우려가 실적에 계속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1분기 증권업계 실적시즌이 우호적으로 시작된 만큼 증권주 주가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호실적을 기록한 NH투자증권은 26일 3.44% 상승 마감했다. 실적시즌이 본격화한 가운데 KB금융(9.67%), 신한지주(7.47%), 하나금융지주(6.01%) 등도 일제히 올랐다.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 밸류업 정책 관련 모멘텀이 이어지고 있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최근 국내증시는 변동성이 높은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관련주들은 밸류업 모멘텀 등에 힘입어 비교적 단단한 흐름을 이어왔다. 금융당국은 5월2일 밸류업 지원방안 가이드라인 제정안 공개한 뒤 5월 중 가이드라인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주요 상장 증권사는 5월2일 키움증권을 시작으로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 대신증권 등이 5월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