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대규모 리콜을 실시한 뒤 결함을 수정해 내놓은 제품에서 발화사고가 발생했다는 주장이 세계에서 계속 이어지고 있다.
미국 이통사들은 갤럭시노트7의 사실상 ‘2차리콜’을 선언했는데 완전히 판매를 중단할 가능성도 내비치고 있다. 삼성전자의 실적과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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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
9일 외신을 종합하면 버라이즌과 AT&T, T모바일과 스프린트 등 미국 4대 통신사가 일제히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의 판매를 다시 중단했다.
이들은 소비자가 원할 경우 이미 결함을 수정한 제품으로 교환한 갤럭시노트7도 다른 스마트폰으로 바꿀 수 있도록 하는 교환정책을 내걸었다. 사실상 제한적으로 2차리콜을 실시한 셈이다.
불룸버그에 따르면 AT&T는 한발 더 나아가 갤럭시노트7의 판매를 완전히 중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발화사고가 계속 발생하며 소비자의 불안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만 매체들에 따르면 8일 대만의 한 소비자가 리콜 뒤 신제품으로 교환한 갤럭시노트7에서 화재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한국에서도 교환을 받은 제품의 발화사고가 2건 더 보고됐다.
최근 미국 사우스웨스트 항공기 안에서 발화해 승객과 승무원이 대피하는 소동을 빚은 갤럭시노트7도 리콜 뒤 새로 교환받은 제품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의 최대시장인 미국에서 갤럭시노트7 판매중단이 이어질 경우 타격이 점점 커질 것”이라며 “압박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 미국법인은 공식 뉴스룸을 통해 “통신사들과 소비자가 갤럭시노트7 새 제품의 안전성에 의문을 품고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며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와 협의해 원인을 파악하고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터리 결함을 수정해 내놓은 갤럭시노트7에 문제가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올 경우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는 미국에서 2차 공식리콜과 완전한 판매중단 등 더 강도높은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가 결함이 없다고 밝힌 갤럭시노트7이 발화했다고 주장하는 사고가 전 세계에서 10건 이상 발생한 만큼 제품에 문제가 없다는 조사결과가 나와도 소비자의 신뢰를 다시 얻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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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에서 추가로 발생한 갤럭시노트7 발화사고. |
세계 주요 외신들은 삼성전자에 대한 비판의 강도를 점점 높이고 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의 운명이 완전히 끝났다고 볼 수 있다”며 “조사결과와 상관없이 이미 대부분의 소비자가 등을 돌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포천은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판매를 전면중단하는 것 외에는 이제 방법이 없어 보인다”며 “사고가 계속 이어지며 브랜드 이미지와 실적에 타격이 점점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의 조사결과발표가 늦어지며 소비자의 불안이 점점 커지고 있는 데다 전 세계에서 발화사고가 추가로 발생했지만 삼성전자는 미국에서만 공식입장을 내놓는 등 대응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한국에서 최근 발생한 갤럭시노트7 새 제품 발화사고의 원인이 외부 충격 때문이라는 조사결과를 내놓았다. 이외 사례들은 아직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