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년 10월 부산 부산진구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지하 1층에 마련한 ‘성심당’ 특별 이벤트 행사에서 고객들이 빵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10년 이상 이어지던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 규제가 오는 8월 만료를 앞두고 있는데 연장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대기업 빵집 규제는 대전 성심당 등 지역 제빵업체가 ‘골리앗 넘는 다윗’으로 성장하는데 도움이 된 것으로 여겨진다. 더구나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도적 승리를 거두며 중소기업 보호를 위한 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이런 분석의 근거로 꼽힌다.
19일 동반성장위원회(동반위)에 따르면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에 대한 출점 규제가 2024년 8월 만료된다.
동반위는 2013년 제과점업을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해 대기업 빵집의 출점을 제한해 왔다. 이 규제는 2019년 만료됐지만 대기업 제빵업계와 대한제과협회가 상생협약을 맺은 것을 계기로 효력을 더 이어갔다.
이에 따라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은 전년도 점포 수의 2% 이내로만 신규 출점이 가능하다. 개인이 운영하는 동네 빵집 500m 인근에선 출점이 제한된다.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 규제 재연장 논의는 총선 이후 새 동반위가 출범하면 오는 5월 이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빵업계에선 규제 연장에 무게를 두는 시각이 많다.
이런 전망의 근거로 총선 결과 여소야대 정국이 이어지며 민주당 중심으로 중소업체를 보호하기 위한 대기업 규제 기조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꼽힌다.
더구나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 규제 환경에서 ‘성심당’ 등 중소기업의 동네빵집 성공사례가 다수 나오기도 했다. 성심당을 운영하는 주식회사 로쏘의 2023년 매출은 1243억 원, 영업이익은 315억 원을 기록했다.
중소 제빵기업 가운데 단일 기업 매출이 1천억 원을 넘은 건 성심당이 처음이다. 영업이익도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파리크라상(199억 원)과 뚜레쥬르를 운영하는 CJ푸드빌(214억 원) 등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을 넘어섰다.
성공한 동네빵집의 사례는 성심당 말고도 여럿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인 전북 군산의 ‘이성당’은 지난해 매출 266억 원, 영업이익 34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거뒀다. 대구 ‘삼송빵집’도 지난해 매출 190억 원, 영업이익 12억 원을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실적이 늘었다.
동네빵집들은 지역에서 오랜 기간 명맥을 이어오며 고유의 가치와 전통, 높은 품질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으며 성장해 왔다. 여기에 프랜차이즈 빵집 규제로 정책적 지원까지 얻으며 호실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 사진은 대전 성심당 매장 안 전경. <성심당> |
그러나 규제가 연장되더라도 세부 내용에서 보완이 이뤄질 공산이 크다. 특히 더본코리아의 ‘빽다방 빵연구소’는 규제 보완 대상으로 거론된다.
빽다방 빵연구소는 사실상 프랜차이즈업계에서 대기업에 준하는 위상을 가지는 데도 절대 규모 기준으로는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동네빵집의 위협적 경쟁자로 평가된다.
이와 함께 동반위는 프랜차이즈 대기업과 상생협약 연장 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빵집 규제는 그동안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에 대한 ‘족쇄’란 비판을 받아온 만큼 종료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
동반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대기업과 소형빵집의 입장이 달라 논의해 봐야 하지만 8월 전엔 어떤 식으로든 결론이 나올 것”이라며 “또 동반위는 3년마다 갱신되는 형태로 상생협약을 이어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