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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한국조선해양 1분기에만 14조 일감 따내, 실적 급반등 정기선호 변수는?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4-04-18 15:5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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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정기선 HD현대 부회장(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이 그룹의 주력인 조선업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1분기에만 14조 원 가량의 일감을 따냈고,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이 확실해 보인다. 
 
HD한국조선해양 1분기에만 14조 일감 따내, 실적 급반등 정기선호 변수는? 
▲ 정기선 HD현대 부회장(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이 그룹의 주력인 조선업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지만 여러 실적 변수가 남아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다만 철강사와 후판가격 협상, 노조 측과 임금협상 등 올해 조선업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변수들이 남아 있다. 실적과 수주 모두 호조세라는 점은 이런 협상에서는 불리하게 작용할 여지가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8일 조선 업계 안팎 취재를 종합하면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들어 국내 대형 조선3사(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수주 성과를 올리고 있다. 

회사의 1분기 신규 수주 물량은 금액으로 100억1800만 달러(약 13조8천억 원)에 달한다. 해양플랜트, 엔진기계, 산업설비 등을 제외한 조선 부문 수주만 해도 81억1500만 달러(약 11조1500억 원)다. 지난해 1분기 신규 수주액이 84억9600만 달러였는데, 이보다 16억 달러 이상 늘어난 것이다. 1분기에만 올해 목표치의 63.3%를 달성했다. 

같은 기간 경쟁사들의 신규 수주액은 삼성중공업 38억 달러(약 5조2천억 원), 한화오션은 22억7천만 달러(약 3조1125억 원) 수준이다.

2분기가 시작된 이달 들어 HD한국조선해양은 6319억 원 규모 대형암모니아운반선(VLAC) 4척, 6406억 원 규모 함정 4척·자재·장비 등을 수주해 수주잔고를 더 늘렸다.

영업실적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업은 수주 산업 특성상 과거 수주했던 물량의 건조 진행률에 따라 매출이 발생하는 구조인데, 현재 수주잔고 대부분이 신조선가 상승기에 확보한 것인 만큼 앞으로 가파른 실적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서비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HD한국조선해양의 올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는 9150억 원이다. 지난해 영업이익(2823억 원)의 세 배를 넘는 것이다.  

2025년에는 영업이익 1조8천억 원, 2026년에는 3조1천억 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업황 호조세는 철강사와의 후판 가격 협상에서는 불리하게 작용할 여지가 클 것으로 보인다. 

후판 가격이 선박 건조 원가에서 약 20%정도 차지하는 만큼, 후판 가격 변동은 조선사 수익성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조선사들은 매년 두 차례에 걸쳐 철강사와 후판 가격 협상을 한다. 

조선사들은 후판 원료인 철광석 가격이 지난해보다 낮은 수준이라는 점을 들어 후판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철강업계는 인건비와 전기료 인상 등으로 원가 부담이 크기 때문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선 업계가 이제 막 불황에서 벗어나 흑자로 전환하는 단계라서, 일각에선 후판 가격의 큰 변동 없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노조 측과 임금협상에서도 올해 임금 인상 압박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HD현대 내 조선3사(HD현대중공업, HD현대삼호, HD현대미포) 노동조합은 임금인상 등의 처우 개선 요구안을 마련한 뒤 그동안 3사가 개별로 진행하던 경영진 측과 교섭을 3사가 공동으로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HD한국조선해양 1분기에만 14조 일감 따내, 실적 급반등 정기선호 변수는? 
▲  17일 경기도 성남시 HD현대 R&D센터 앞에서 HD현대 조선3사 노사 지도부가 HD현대 노무관리 담당에게 공동요구안을 전달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3사 노조는 17일 경기 성남 HD현대 R&D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각사는 개별 교섭에서 임금, 복지 등의 노동 환경 개선을 요구했지만, 회사는 그룹사 눈치를 보며 아무 결정도 하지 못했다“며 ”HD현대가 3사 공동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본급 15만9800원 정액인상과 정년 연장, 정규직 국내 인력 신규 채용 , 임금피크제 폐기 등의 요구안도 제시했다. 

업황 호조로 실적 개선세에 들어선 만큼 회사의 이익 일부를 공유해달라는 노조 측의 요구에 반대할 명분이 이전보다 약해졌다 할 수 있다. 

더구나 조선업계가 여전히 인력 부족을 겪고 있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조업을 하려면 노조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필요성도 높은 상황이다.  

황형수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삼호중공업 지회장은 “재벌 3세의 경영세습을 위한 지주사 전환 때문에 3사 노동자들이 그동안 희생해왔다”며 “호황기에 접어든 조선업 상황에 비하면 3사 노조의 요구는 너무나도 작다”고 주장했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회사별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는 공동교섭은 각사 노동자 요구를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며 “회사는 향후 교섭이 원만히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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