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가 기업용 포털에서 본격적으로 맞붙는다.
네이버는 국내와 일본에서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경험을 쌓아왔는데 카카오가 경쟁력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 카카오 기업용 포털서비스 출시, 네이버 수익모델 추진
카카오는 6일 기업용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인 ‘아지트’의 정식버전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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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가 6일 내놓은 기업용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 아지트'. |
아지트는 포털과 메신저를 결합해 PC 및 모바일 플랫폼에서 업무를 지원하는 서비스다. 아지트를 이용하는 기업은 업무에 따라 게시판 역할을 하는 ‘그룹’을 만들어 정보를 공유하고 구성원들과 수월하게 소통할 수 있다.
카카오는 아지트에 게시물을 올릴 때 구성원에게 알림을 보낼 수 있는 기능과 업무스케쥴을 공유할 수 있는 일정표 기능, 업무내용을 공동으로 편집할 수 있는 기능 등을 담았다. 또 1대1 혹은 그룹대화를 나눌 수 있는 메신저 기능과 영상통화 기능도 제공한다.
올해 2월 아지트의 베타서비스를 시작했는데 8개월 동안 테스트를 거쳐 이번에 정식 버전을 출시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아지트는 기업에서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바탕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글로벌에서 기업용 협업서비스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개선해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이끌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가 기업용 포털서비스를 본격화하면서 국내에서 네이버와 경쟁하게 됐다.
네이버는 아지트와 비슷한 시스템인 ‘웍스모바일’을 서비스하고 있는데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은 ‘제 2의 라인‘의 후보 가운데 하나로 꼽을 정도로 성장성을 높게 바라보고 있다.
네이버는 2013년 웍스모바일의 전신인 네이버웍스를 출시한 뒤 사업을 확장해왔다. 지난해 4월 웍스모바일로 이름을 바꿔 분사했고 같은해 6월 일본에 진출해 국내와 일본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네이버는 현재 국내에서 웍스모바일을 300인 이하 사업장에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데 10월 안에 유료 요금제로 개편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일본에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수익모델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네이버는 일본에서 웍스모바일 이용료로 직원 1인당 300~1000엔(약 3200~1만700원)을 받고 있다.
네이버는 국내에서 웍스모바일에 메신저기능을 추가하고 기존 회원에게 앞으로 2년 동안 현재와 같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유예기간을 둬 요금제 개편에 따른 이용자의 거부감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웍스모바일은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경쟁해 글로벌에 진출하겠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며 “이를 위해 사업기반을 다지는 단계를 거치고 있고 국내에서 요금체제를 개편한 것은 글로벌에 표준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작업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 해외에서 ‘공룡’들이 경쟁
해외 사례에 비춰보면 앞으로 국내에서 기업용 포털과 메신저, 클라우드 등을 포함한 업무지원 소프트웨어(SaaS) 시장은 성장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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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헌 네이버 대표(왼쪽)와 임지훈 카카오 대표. |
국내에서는 아직 명확한 시장규모가 집계되지 않을 정도로 업계 자체가 초기 단계지만 글로벌에서 업무지원 소프트웨어시장의 규모는 2012년 20조 원에서 내년 51조 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미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인터넷기업들은 큰 돈을 투자하며 경쟁을 펼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2년 업무용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인 ‘야머‘를 약 1조 원을 들여 인수해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구글은 기업용 클라우드에 기반한 업무용 애플리케이션 사업에 힘을 쏟고 있으며 사업확대를 위해 대규모 인수합병을 검토하고 있다.
KT와 SK그룹 등 국내 주요기업들도 관련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KT는 아지트, 웍스모바일과 비슷한 서비스인 ‘비즈메카이지’를 올해 1월 내놓은 뒤 새로운 기능을 지속적으로 추가하고 있다. 최근 9월말에도 모바일에서 메신저를 이용할 수 있는 기능과 영상통화 기능 등을 새로 적용했다.
SK텔레콤도 비슷한 서비스인 ‘T비즈포인트’를 제공하고 있다. 그룹의 지주사인 SK는 한국IBM과 손잡고 최근 판교에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여는 등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에 투자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국내에서도 카카오톡으로 업무를 공유하는 행태에 대해 논의가 불거지는 등 전문적인 업무지원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들도 체계화된 업무지원시스템이 필요한 만큼 앞으로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헌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