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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VIEW] 미국 금리인하 늦춰질 가능성 커져, 예측 바탕 부동산 투자 위험

이태경 red1968@naver.com 2024-04-15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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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VIEW] 미국 금리인하 늦춰질 가능성 커져, 예측 바탕 부동산 투자 위험
▲ 미국 물가가 꺾이지 않으면서 금리인하 가능성도 멀어지고 있다. 사진은 뉴욕 브루클린의 한 상점. < AFP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꺾이던 듯 했던 미국의 물가가 다시 가파르게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시장의 예상을 한참 상회하는 수준으로 나온 것이다.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확실히 승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거시지표들이 나오면서 6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줄어들며 국채수익률이 급등하고 주식시장은 하락하는 등 경제 전반이 요동치고 있다. 

제롬 파월을 비롯한 연준 인사들도 기준금리 인하에 느긋한 태도다. 심지어 시장 일각에선 연준이 내년 3월까지 기준금리 인하를 늦출 거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조속하고도 급격한 기준금리 인하 예측을 전제로 한 부동산 투자행위는 극력 조심해야 할 타이밍이다. 

◆ 미국 CPI, 시장에 충격과 공포를 안기다

10일(현지시간) 미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미국의 3월 CPI는 1년 전보다 3.5% 올라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CPI 상승률은 2월(3.2%)에 비해 0.3%포인트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9월(3.7%)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또한 시장 전망치(3.4%)도 넘어섰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도 전월 대비 0.4%, 전년 동월 대비 3.8% 올라 시장 전망치(0.3%, 3.7%)를 모두 웃돌았다.

투자은행(IB)들은 CPI 발표 이후 금리 인하 시점을 기존 6월에서 7월 이후로 빠르게 수정했으며 올해 두 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도 한 차례로 축소되고 있다. 

견고하기 이를 데 없는 미국 경제 지표에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급격히 낮아지자 원·달러 환율은 1364원으로 치솟았고 엔·달러 환율 역시 153엔대를 뚫어 ‘역대급 엔저’를 기록했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도 4.5%를 돌파했다.

◆ 시장의 예상을 아득히 상회한 미국 PMI

미 CPI만 불타오르는 것이 아니다. 미국의 PMI도 뜨겁다. 미 공급관리협회(ISM)는 1일(현지시간)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3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ISM 제조업 PMI는 17개월만에 ‘50’을 웃돌았는데 PMI는 50이 기준선이다. 이를 상회하면 업황이 확장하고 밑 돌면 수축되고 있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된다. PMI 50.3은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 48.1을 훌쩍 웃도는 것으로 전월치 47.8보다도 높았다. 

구매자관리지수가 뜨겁다는 건 업황이 좋다는 의미고 이는 미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큰 소비가 불타오른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 모두 '매파'가 되어간다

물가 관련 거시지표들이 속속 등장하자 연준 주요 인사들의 입장도 표변하고 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CNBC 보도에서 “가장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로 인플레이션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2%까지 계속 하락하는 것이라고 줄곧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더 확신을 가지려면 더 많은 데이터를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말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다음 회의에서 금리인하 가능성을 사실상 배제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메스터 총재는 “여전히 3차례가 합리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아슬아슬한 상황”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금리 인하 횟수조차 보수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올해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인플레이션이 누그러졌다는 더 설득력 있는 증거가 필요하다”며 "올해 3차례 금리 인하가 매우 합리적인 기준이지만 이 역시 보장되지 않았다”고 발언했다.

10일(현지시간) 공개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도 금리 조기 인하에 부정적 시각을 나타냈다. 의사록에서 한 연준 위원은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지속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을 얻을 때까지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인하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생각해 보면 금방 알 수 있는 일이지만 금리 인하에 부정적인 연준 입장은 지극히 합리적이다. 고금리를 장기간 유지하고 양적 긴축까지 하며 유동성을 회수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미국의 거시지표들은 매우 견조하니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것도 아닌 마당에 기준금리를 급하게 내릴 까닭이 없는 것이다.

◆ 심지어 내년 3월까지 기준금리 인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까지 등장해

이렇게 분위기가 급변하는 마당에 내년 3월까지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늦춰질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와 시장참여자들을 아연실색케 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경제 전문 인터넷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이날 연준이 6월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내년 3월까지 인하가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BofA는 이날 공개한 노트에서 “다음달까지 전년 동기 대비 근원 PCE 인플레이션의 기저효과가 양호하지만 올해 나머지 7개월 가운데 6개월 동안은 불리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연준이 6월에 금리인하를 정당화할 수 없다고 말한다면 3개월·6개월 금리가 떨어져도 전년 대비 PCE 인플레이션이 보합세를 보이거나 소폭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올해 하반기에 금리인하를 정당화하기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BofA는 그렇다면 내년 3월 금리인하가 연준의 차선책이라고 본다.

이 말을 쉽게 풀면 '연준은 공식적으로 개인소비지출(PCE)의 연간 변화를 목표로 삼고 있는데 지난해 수치와 비교하면 올해 하반기 근원 PCE 가격지수가 더 하락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6월에 금리를 못 내리면 내년 3월까진 내리기 어려울 것'이란 뜻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전망이 맞을지 틀릴지는 누구도 알 수는 없다. 다만 시장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는 건 분명해 보인다. 

기준금리 인하를 섣부르게 예단하고 부동산 관련 투자 관련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부담이 큰 행위인지 절감하는 요즘이다. 투자는 데이터를 확인하고 결정해도 늦지 않다. 시장은 대응의 영역이지 예측의 영역이 아니다. 이태경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이태경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은 땅을 둘러싼 욕망과 갈등을 넘어설 수 있는 토지정의 문제를 연구하고 있다. ‘투기공화국의 풍경’을 썼고 ‘토지정의, 대한민국을 살린다’ ‘헨리 조지와 지대개혁’을 함께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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