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2024-04-12 15:3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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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서영재 DL이앤씨 대표이사 내정자가 서울 용산구 한남5구역 재개발사업을 통해 한남뉴타운 진출을 노린다.
DL이앤씨의 한남5구역 수주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지면서 서 내정자는 취임 초반부터 대규모 도시정비사업 성과를 내는 기회를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 서영재 DL이앤씨 대표이사 내정자가 한남5구역 재개발사업을 통해 한남뉴타운 진출이라는 성과를 얻게될지 주목된다.
12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한남5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한남5구역 재개발)조합은 5월 안으로 시공사 선정 공고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한남5구역 재개발사업은 서울 용산구 동빙고동 60번지 일대 14만1186만㎡ 부지에 용적률 222.25%를 적용해 지하 6층~지상 23층, 공동주택 2595세대와 부대복리시설 등이 들어선다.
앞선 9일 서울시 건축위원회에서 건축심의가 통과돼 본격적으로 사업시행인가 절차 진행되며 사업에 속도가 붙게 됐다.
한남5구역은 5개 구역으로 나눠진 한남재정비촉진지구(한남뉴타운) 안에서도 입지, 사업성 등이 높게 평가된다.
한남5구역은 한남뉴타운 5개 구역 가운데 강변북로 맞닿아 있는 한강변이 가장 넓고 대부분의 세대가 한강을 조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용산공원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한다.
서울시 건축위원회도 한남5구역을 놓고 “건축위원회는 한강-문화공원(용산공원)-남산을 잇는 통경축을 확보해 주민과 시민이 어디서든 한강과 남산을 즐길 수 있게 공간을 계획했다”고 설명했다.
또 한남뉴타운에서 다른 구역보다 평지가 상대적으로 많아 사업성이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건설업계에서는 DL이앤씨가 한남5구역 재개발사업에 무혈입성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서 내정자가 취임 첫해부터 한강벨트에서도 손꼽히는 알짜 사업지를 품을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DL이앤씨는 현재 한남5구역 재개발사업에서 가장 오랫동안 적극적으로 수주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DL이앤씨는 한남5구역을 수주하면 한강을 끼고 용산과 반포에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 타운을 갖출 수 있게 된다.
한남5구역 한강 이남에 반포대교를 중심으로 서쪽으로는 2016년 신반포1차아파트를 재건축한 아크로리버파크가, 동쪽으로는 2018년 신반포5차아파트를 재건축한 아크로리버뷰신반포가 자리 잡고 있다.
반면 DL이앤씨 이외의 건설사들은 한남5구역 재개발 시공사 입찰에 확실하게 의사를 나타내는 곳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조합이 건설사를 대상으로 개최한 2차 간담회에는 DL이앤씨와 현대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이 참석했다. 지난해 11월 열린 1차 간담회에 참여했던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가 발을 뺐다.
이 가운데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은 각각 한남뉴타운에서 3구역과 2구역의 재개발 시공권을 확보한 상황이라 한남5구역 시공사 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역시 수주 의지가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 서울 용산구 한남5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한남5구역 재개발사업) 조감도. <서울시>
서 내정자는 임기 초반에 한남5구역 재개발사업을 통해 한남뉴타운에 깃발을 꽂는다는 상징성도 확보할 수 있다.
DL이앤씨는 아직 한남뉴타운에서 재개발 시공권을 확보하지 못했다. 한남뉴타운 5개 구역 가운데 이미 시공사가 정해진 2구역과 3구역을 제외하고 5구역과 4구역이 차례로 시공사 선정 절차를 밟을 예정이고 한남1구역은 4월 말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후보지 선정 심의를 앞두고 있다.
DL이앤씨는 이전부터 한남뉴타운 입성에 꾸준히 공을 들였다. 앞서 전체 사업비 7조 원, 공사비만 1조7천억 원이 넘는 ‘단군 이래 최대 재개발사업’으로 불린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 시공사 입찰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DL이앤씨(당시 대림산업)는 2020년 6월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의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2차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시공사 최종 선정에 실패했다.
당시 1차 투표에서 과반에 못 미친 1, 2위 현대건설과 DL이앤씨가 2차 결선투표에 올랐고 결선투표에서 DL이앤씨는 현대건설보다 151표 더 적은 지지를 받았다.
서 내정자는 조만간 올해 첫 도시정비 신규수주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 올해 도시정비 수주가 없는 DL이앤씨는 서울 재건축 사업지 2곳에 입찰 참여 의지를 나타내고 있는데 모두 DL이앤씨 수주가 유력한 상황이다.
우선 서울 송파구 삼환가락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삼환가락 재건축)은 3월 이뤄진 두 차례 시공사 선정 입찰에서 DL이앤씨만 입찰참가 확약서를 내 유찰됐다. 이 사업은 1011세대, 예정공사비 4626억 원 규모다.
지난해 말부터 시공사 선정 절차를 밟고 있는 서울 송파구 잠실우성4차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잠실우성4차 재건축)에도 DL이앤씨만 참여 의사를 내비쳤다.
잠실우성4차 재건축사업은 3.3㎡당 760만 원의 공사비로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두 차례 시공사 선정 입찰이 진행됐지만 참여 건설사가 없어 유찰됐다.
조합은 공사비를 3.3㎡당 810만 원으로 높여 시공사 선정을 추진했고 3월 진행된 두 차례 입찰 모두 DL이앤씨만 입찰참가 확약서를 제출했다. 잠실우성4차 재건축사업은 825세대로 예정공사비는 3817억 원이다.
두 재건축사업 모두 수의계약으로 전환해 7월 안으로 DL이앤씨를 시공사로 뽑기 위한 총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DL이앤씨 관계자는 “현재 정비사업으로 삼환가락 재건축과 잠실우성4차 재건축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며 “한남5구역 재개발사업도 오랫동안 공들여 온 만큼 입찰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 출신인 서 내정자는 5월10일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DL이앤씨 대표이사에 오른다. 앞서 3일 마창민 전 대표를 이어 DL이앤씨 대표로 내정됐다.
서 내정자는 1967년생으로 경북대 전자공학과와 미국 일리노이 주립대학교 경영학 석사 과정을 졸업했다. 1991년 LG전자에 입사해 HE사업본부, MC사업본부 등을 두루 거친 뒤 CSO부문 비즈인큐베이션센터장, BS사업본부 IT사업부장 전무를 지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