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밥 아이거 디즈니 CEO가 콘텐츠 전략에 정치적 올바름보다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우선순위에 두겠다는 방향성을 밝혔다. |
[비즈니스포스트] 밥 아이거 디즈니 CEO가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을 전면에 내세우는 대신 콘텐츠 경쟁력을 최우선 순위로 고려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디즈니가 여성과 유색인종 등을 중심으로 앞세워 내놓은 영화들이 흥행에 잇따라 실패하며 부정적 평가가 나온 데 대응한 것으로 분석된다.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밥 아이거는 3일(현지시각) 진행된 연례 투자자 행사에 참석해 “디즈니는 어떠한 어젠다(의제)를 밀어붙이는 대신 소비자를 즐겁게 하는 데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즈니가 정치적 관점보다 콘텐츠로 즐거움을 주는 일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투자자 요구가 나온 데 응답한 것이다.
아이거는 디즈니의 가장 큰 역할은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하는 데 있다며 “특정 어젠다를 앞세우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디즈니가 영화와 드라마 등 콘텐츠에 정치적 시각을 지나치게 반영하고 있다는 비판은 최근 수 년 동안 꾸준히 이어져 왔다.
여성과 유색인종, 성소수자 등이 주요 등장인물로 부각되는 디즈니의 콘텐츠가 늘어났는데 흥행에 실패하거나 부정적 평가를 받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최근 수 년 동안 공개된 ‘스타워즈’ 및 ‘마블’ 프랜차이즈 영화와 드라마, ‘인어공주’ 등 실사화 작품, 스트리밍 플랫폼 ‘디즈니 플러스’에서 공개된 여러 편의 시리즈물 등이 포함된다.
디즈니가 정치적 올바름을 앞세워 다양성과 포용성에 집중한 나머지 콘텐츠의 경쟁력이 낮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일각에서 나왔다.
넬슨 펠츠와 같은 디즈니 주요 투자자들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며 디즈니의 콘텐츠 전략 방향성에 대한 비판은 더욱 힘을 받았다.
영화의 주요 등장인물을 모두 유색인종 또는 여성만으로 구성해야만 하는 이유를 디즈니에서 분명하게 제시하지 못 하고 있다는 것이다.
밥 아이거가 투자자 행사를 통해 전략에 변화를 예고한 만큼 앞으로는 정치적 올바름을 바탕에 둔 결정보다 콘텐츠 경쟁력에 더욱 집중한 영화와 드라마 등이 늘어날 공산이 크다.
다만 아이거는 여전히 다양성을 표현하면서도 즐거움을 주는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다며 정치적 메시지를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