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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가전은 LG' 공식 깨기 온힘, 한종희 '비스포크 AI' 앞세워 공세

김바램 기자 wish@businesspost.co.kr 2024-04-03 15:5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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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과 모바일기기 기술력을 앞세워 '가전은 LG'라는 공식 파괴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AI가전=삼성'이라는 공식을 새로 쓰겠다며, 올해 다양한 AI 가전 제품 출시와 함께 대대적 마케팅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3일 서울과 파리, 뉴욕에서 AI 가전 신제품 출시 기념 미디어 콘퍼런스를 동시 개최했다. 
 
삼성전자 '가전은 LG' 공식 깨기 온힘,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701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한종희</a> '비스포크 AI' 앞세워 공세
한종희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 사업부문장 겸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이 AI(인공지능) 가전을 앞세워 경쟁업체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반전시킬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한 부회장이 3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웰컴 투 비스포크 AI' 행사에서 가전사업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개별 가전 제품을 순차 출시하던 삼성전자가 올해 출시 예정 가전을 한 번에 공개하고, 같은 날에 국내외 주요 도시에서 미디어 행사를 여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 사업부문장 겸 대표이사 부회장은 고도화된 인공지능(AI) 기능을 앞세워 ‘가전은 LG’라는 소비자 인식을 밀어내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한 부회장은 3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웰컴 투 비스포크 AI' 행사를 열고 다양한 인공지능 기능이 접목된 비스포크 AI 가전 신제품 라인업을 공개했다.

한종희 부회장은 최근 LG전자가 '업(UP) 가전이 AI의 시초'라고 밝힌 것과 관련해 "시작은 그렇게 중요치 않다"며 "AI는 시초보다도 어떻게 빨리 소비자들에게 그 혜택을 누리게끔 하고 밸류(가치)를 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지난달 26일 주주총회에서 "AI 가전의 시초는 우리가 만들어낸 업 가전"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 소개된 삼성전자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냉장고에는 비전 AI 기술이 적용됐다. 이 기능은 내부 카메라를 통해 입출고되는 식재료를 인식하고, 보관된 식품의 리스트를 만들어준다. 소비기한이 다가오면 알람을 주기도 한다.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는 먼지 흡입과 물걸레 청소를 모두 수행하는 올인원 제품이다. 

이 제품은 AI 기술로 마룻바닥과 카펫을 구분하고, 마룻바닥에만 물걸레질을 함으로써 카펫이 젖거나 오염되지 않게 방지하는 기능이 적용됐다. 카펫을 청소할 때는 높이에 따라 물걸레를 아예 분리할지 또는 들어올리기만 할지 스스로 판단하기도 한다.

'비스포크 AI 무풍 갤러리' 에어컨은 외부 날씨를 감지해 이에 맞춰 최적의 모드로 운전할 수 있다.

한 부회장은 이날 특히 AI 가전의 연결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의 AI 가전은 2018년에 소개된 제품과 차원이 다르다”며 “기존 가전에 적용된 AI는 제품 각각의 기능을 강화하는 데 불과했지만, 앞으로 나올 비스포크 AI 제품은 모바일 연결성 기능을 통해 소비자에 더 큰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음성인식 비서 '빅스비'를 활용하면 집안에 연결된 모든 기기를 음성으로 원격 제어할 수 있다. 빅스비는 스마트폰은 물론 삼성전자 개별 가전에 탑재된다.

게다가 냉장고 신제품을 비롯해 대형 터치스크린이 탑재되는 제품은 스마트폰과 화면이 연동된다. 스마트폰에서 시청하던 유튜브 영상을 냉장고 스크린에서 이어 보는 것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AI 가전은 모두 휴대전화 대신 전화를 받을 수 있는 기능이 적용됐다. 이용자는 휴대전화와 멀리 떨어져 있거나 양손이 자유롭지 않은 상황에서 가전에 명령해 전화를 받을 수 있다. 반대로 외출했을 때 휴대전화를 통해 집안에 있는 가전을 동작시키거나 멈추게 할 수도 있다.

한 부회장은 “DA(디지털가전)사업부가 MX(모바일경험) 등 다른 사업부보다 (실적에서) 뒤처지는 게 사실”이라며 “이런 인식에서 벗어나 소비자가 가전 업체를 떠올릴 때 삼성전자 DA사업부를 먼저 생각하도록 하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가전 사업이 경쟁 심화와 수요 침체로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회사의 2023년 가전사업부와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합산 매출은 56조44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7%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1조2500억 원으로 7.4% 줄었다. 회사는 두 사업부 실적을 합산해 공개한다. 

반면 LG전자의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는 2023년 전년 대비 소폭(0.8%)이나마 성장한 매출 30조1395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6% 이상 늘어난 2조78억 원이다. 가전 구독 서비스 도입과 기업간거래(B2B) 사업 확대가 주효한 것으로 평가됐다.
 
삼성전자 '가전은 LG' 공식 깨기 온힘,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701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한종희</a> '비스포크 AI' 앞세워 공세
▲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기반으로 연결성과 사용성이 강화된 로봇청소기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이에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말 임원인사에서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와 생활가전사업부장을 겸임하던 한 부회장에게 생활가전사업부장만 맡기고, 가전사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했다.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는 용석우 사장이 맡았다.

한 부회장은 그동안 제품 간 연동성을 강화하며 구축해왔던 가전 생태계에 강화된 AI 기능을 접목함으로써 가전 사업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반전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조사업체 GfK의 이혜원 유통서비스팀 연구원은 ‘2023년 국내 가전 시장 성장률’ 보고서에서 “가전 수요는 2024년에도 계속 위협받을 것이지만, 소비자는 생활에 확실한 변화와 가치를 전달하는 제품에는 지갑을 열고 있다”며 “시장에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낼 제품 기술력과 혁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바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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