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최근 금 가격이 사상 최고가를 연달아 갱신하면서 ‘금테크’가 주목받고 있다.
요즘은 금반지, 골드바 등 현물 금을 직접 구입하는 것 외에도 은행의 골드통장,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등 금융상품까지 투자 선택지가 다양해졌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편의점 등에서도 손쉽게 소액 단위로 금을 살 수 있다.
▲ 최근 금 가격이 연일 사상 최고가를 갱신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금 관련 투자상품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한국금거래소의 골드바 상품. <연합뉴스>
3일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에서 ‘금 99.99_1Kg’ 가격은 이날까지 8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금 99.99_1Kg은 최근 한 달 사이 가격이 20%가량 뛰면서 4월 들어 10만 원대로 올라섰다.
KRX 금시장의 ‘미니금 99.99_100g’ 시세도 4월 들어 10만 원을 넘었다. 일반투자자는 증권사 등을 통해 금 현물 계좌를 개설한 뒤 두 종목을 1g 단위 소액으로 거래할 수 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 2일 종가 기준 국제 금 가격도 1트로이온스당 2280달러(약 307만 원)를 넘어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에 주식, 비트코인에서 안전자산으로 시선을 돌려 금으로 재테크 포트폴리오를 넓히려는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금 투자를 처음 시작하려는 사람들은 시중은행의 ‘골드뱅킹’ 통장이나 금 관련 신탁상품들을 고려해볼 만하다.
은행은 실물 골드바를 판매하기도 하지만 영업점에 방문해 금 실물을 매입하는 번거로움 없이 금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들도 내놓고 있다.
KB국민은행의 ‘KB골드투자통장’, 우리은행의 ‘우리골드투자’, 신한은행의 ‘신한골드리슈골드테크’ 등 골드뱅킹 상품은 온라인에서 간편하게 개설하고 거래할 수 있다. 골드뱅킹은 보통 예금통장처럼 돈을 입금하면 국제 금 시세를 적용해 금으로 적립해주는 금 적립 계좌다.
다만 은행 골드뱅킹 상품은 보통 원/달러 환율이 함께 적용돼 금 가격이 올라도 환율이 하락하면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환율위험 없이 골드뱅킹을 이용하고 싶다면 신한은행의 ‘달러&골드테크통장’처럼 달러로 금을 사는 상품도 있다.
주식시장 거래에 익숙한 투자자들은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상품도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전체 ETF 상품 가운데 최근 1개월 수익률 2, 3위를 금 관련 ETF가 차지하고 있다.
‘ACE 골드선물레버리지(합성H)’, ‘ACE KRX금현물’은 2일 기준 최근 한 달 수익률이 각각 19.33%, 15.97%에 이른다. ‘ACE AI반도체포커스(28.71%)’ 다음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ACE 골드선물레버리지(합성H)는 금 선물 가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지수의 일별 수익률을 2배수로 추종한다. ACE KRX금현물은 한국거래소가 산출, 발표하는 KRX금현물지수를 기초지수로 한다. ACE KRX금현물은 국내 유일의 금현물 ETF 상품이다.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글로벌금채굴기업’ ETF는 최근 1개월 수익률이 24.87%로 같은 기간 금 가격 상승률을 웃돈다.
HANARO 글로벌금채굴기업은 글로벌 금광기업으로 구성된 뉴욕증권거래소의 'Arca Gold Miners Index(아르카 골드마이너스인덱스, GDM)'를 기초지수로 추종한다. GDM은 미국과 캐나다, 호주, 브라질, 남미 등 글로벌 금 채굴 관련 종목 51개를 편입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도 금 선물에 투자하는 ETF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골드선물(H)’은 2일 종가 기준 최근 1개월 수익률은 10.45%,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골드선물(H)’의 수익률은 9.65%다.
이들 상품은 둘 다 미국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금 선물 가격을 기준으로 산출하는 ‘S&P GSCI Gold Total Return Index(골드토탈리턴인덱스)’를 기초지수로 추종한다.
▲ 편의점 CU 모델이 1일부터 판매하는 ‘카드형 골드’를 선보이고 있다. < CU >
금 실물 투자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통해 한국금거래소 등 다양한 거래소의 골드바를 구매할 수 있고 최근에는 편의점 CU가 한국조페공사에서 제조·인증한 카드형 골드 10종류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한국조폐공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1g 이하 저중량 골드바 판매량은 2023년 4분기보다 68% 넘게 증가했다.
증권가에서는 금 가격 상승세가 한동안 더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KB증권은 금 가격이 2~3분기부터 추세적으로 상승하면서 올해 안에 2400~255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전날 보고서에서 “금 가격이 금리인하 기대 후퇴에도 최고가를 경신하며 이례적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경기에 관한 우려, 인플레이션 장기화 등으로 금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금 가격은 미국 통화정책 및 유럽, 중동 등에서 불거진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 여부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우상향 추이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