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동차산업이 생산뿐 아니라 수출에서도 부진을 겪고 있다.
한국은 그동안 세계 3위의 자동차 수출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올해 신흥국의 경기침체와 국내 노조의 파업 등으로 멕시코보다 자동차 수출량이 뒤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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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에서 완성된 자동차들이 평택항에서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
2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8월 한국의 자동차 수출량은 169만2906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4% 줄었다.
멕시코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멕시코가 올해 1∼8월에 수출한 자동차는 모두 181만5566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줄었지만 한국의 수출량보다 12만2660대 많다.
한국의 자동차 수출량이 멕시코보다 뒤쳐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 2000년대 초반까지 자동차를 연간 150만∼160만 대를 수출해 세계 5위권 안팎에 머물다가 2005년에 스페인과 미국을 제치고 사상 처음 3위에 올랐다.
한국은 지난해 297만4114대를 수출해 독일(456만221대)과 일본(457만8078대)에 이어 수출 3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2012년 사상 최대인 317만634대를 기록한 이후 계속 줄어들고 있다.
반면 멕시코는 기아자동차 등 주요 자동차기업들이 미국을 겨냥해 생산기지를 구축하면서 자동차 수출을 늘리고 있다. 인건비가 저렴하고 미국 인근 지역에 위치한 점도 멕시코의 자동차 수출이 늘어나는 배경으로 꼽힌다.
한국의 자동차 수출량 감소는 글로벌 교역환경 악화와 주력 수출시장의 경기침체, 경쟁우위 약화, 노조파업 등에 따른 생산차질 등이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자동차산업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 기조가 이어진 탓에 각 나라가 보호무역 기조를 강화하면서 교역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
한국의 주요 자동차 수출국인 중동과 중남미 지역은 경기가 침체되면서 자동차를 구입하려는 수요가 줄고 있다. 일본 자동차기업들이 엔화 약세에 힘입어 자동차 가격경쟁력을 키우고 있는 점도 한국 자동차 수출이 줄어드는 이유로 꼽힌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