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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부진 코너 몰린 엔씨소프트, AI로 게임흥행과 경영쇄신 '두 토끼' 잡는다

조충희 기자 choongbiz@businesspost.co.kr 2024-03-28 17: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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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부진 코너 몰린 엔씨소프트, AI로 게임흥행과 경영쇄신 '두 토끼' 잡는다
▲ 엔씨소프트가 인공지능으로 새로운 성장 추진력을 찾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게임업계에 인공지능(AI)을 게임 개발은 물론 경영 전반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신작 게임 부진과 실적악화 고민에 빠진 엔씨소프트도 게임 개발뿐만 아니라 회사의 당면과제인 경영쇄신 도구로 AI를 적극 활용하려는 모습이다.
 
28일 엔씨소프트에 따르면 회사는 기존 인하우스 AI 개발 전략에서 국내외 파트너들과 연계한 AI 협력전략으로 전환하고 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해외 빅테크, 국내에서는 네이버 등과 수조 원 단위 머니게임을 하기보다는 협력을 통해 게임 산업에서 AI 선도기업이 되는 게 더 현실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앞으로 회사는 성공적 게임개발과 경영효율화 두 측면에서 국내외 AI 빅테크들과 협력을 더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실적부진 코너 몰린 엔씨소프트, AI로 게임흥행과 경영쇄신 '두 토끼' 잡는다
▲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이사 내정자가 20일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경영방침을 밝히고 있다. <엔씨소프트>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는 최근 향후 경영방침 키워드로 '경영의 효율화와 시스템 구축'을 들었는데, 이 분야에 AI를 우선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20일 기자간담회에서 "회사 역량을 잘 통합기 위한 시스템을 만들겠다"며 "데이터 기반의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임기동안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한 파트너로 선택된 곳은 구글이다.
 
최근 엔씨소프트는 구글과 AI 분야 협력을 강화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두 회사는 △게임 개발 및 운영을 위한 데이터 분석 서비스 도입 △생산성 향상을 위한 인공지능 생산성 도구 도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반복업무를 줄여 임직원이 보다 생산적 업무에 집중할 시간을 주는 게 목적이다.
 
실적부진 코너 몰린 엔씨소프트, AI로 게임흥행과 경영쇄신 '두 토끼' 잡는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가 미국 구글 본사에서 마크 로메이어 구글 클라우드 부사장과 악수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AI를 업무에 활용하면 지원 조직에서는 앱 서비스, 서버, 네트워크 장비 등의 게임 운영과 장애 측면에서 반복되는 업무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했다.

게임 개발조직에서도 주로 기획자들이 수행하는 반복적 데이터 수집과 분석 업무를 AI가 빠르게 수행하도록 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경영 효율화에는 높아진 개발비와 인건비를 줄이는 것도 포함된다. 그러나 회사 측은 당장 인력 구조조정을 한다든지 하는 물리적 수단을 동원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현재 5천 명에 이르는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데, 실적이 악화한 상황에서 추가로 인력을 늘리기는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인력을 줄이지도 않겠다는 것이다.

인력을 줄이지 않는 대신 AI를 게임 개발에 적극 활용해 같은 인력이 개발하는 게임 수를 더 늘리고 관련 매출과 수익을 극대화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단순 코딩이나 그래픽 디자인 등은 AI에 맡기되, 게임개발의 본질적인 분야에서는 인하우스 AI 개발 전략을 유지키로 했다.
 
회사는 이에 따라 자체 AI 거대언어모델 ‘바르코(VARCO)’를 더 고도화해, 게임개발에 특화한 모델로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는 이미 바르코를 활용한 개발도구 ‘바르코스튜디오’를 만들어 사내 게임개발에 활용하고 있다.

이 도구는 △이미지 생성 △텍스트 생성 △디지털 휴먼 생성과 편집을 위해 사용되고 있지만, 아직 개발력에 획기적 향상이 나타났다고 말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실적부진 코너 몰린 엔씨소프트, AI로 게임흥행과 경영쇄신 '두 토끼' 잡는다
▲ 엔씨소프트의 자체 거대언어모델 '바르코' 이미지.

회사는 이 바르코 고도화에서도 구글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구글의 버텍스AI 서비스를 이용해 자사 바르코를 고도화하는데 비용과 속도면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외부 도움을 받아 자사 AI 게임 개발 및 운영 전략을 고도화한 업계 사례들이 등장하고 있다.

넥슨은 지난해부터 구글 버텍스AI의 도움을 받아 자사의 게임 유해콘텐츠 감시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다.

넥슨 측에 따르면 클라우드 비용 부담을 크게 늘리지 않는 선에서 수십 테라바이트에 달하는 대규모 데이터 학습을 통해 빠른 속도로 게임 이용에 장애가 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올해 초 세계 게임 시장을 떠들썩하게 만든 오픈월드 역할수행게임 '팰월드'를 개발한 일본 '포켓페어'사도 AI를 팰월드 개발에 적극 활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게임은 올해 1월에 출시돼 미 게임 플랫폼 스팀 등에서 현재까지 1200만 장(누적 이용자 1900만) 이상이 판매되며 흥행 기록을 쓰고 있다.

포켓페어는 소수의 디자인 인력이 AI 개발도구를 사용해 방대한 고품질 캐릭터와 그래픽을 제작해 2년 남짓한 개발기간에도 완성도 높은 게임을 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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