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 변화로 극지방의 빙하가 녹아 시간의 흐름마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남극 동부 덴먼 빙하의 모습.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기후변화로 발생하는 지구 온난화 현상이 시간의 흐름마저 바꾸고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극지방의 빙하가 녹아 지구 자전주기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과학전문지 네이쳐는 27일(현지시각) 미국 UC샌디에이고 대학교 소속 지구물리학자 던칸 애그뉴의 연구 내용을 온라인에 공개했다.
지구 온난화가 심각해지면서 이제는 시간의 흐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내용이다.
던칸 애그뉴는 “이전에는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던 일이 이제는 현실이 됐다”며 “지구 온난화가 측정 가능한 수준에서 지구 자전주기에 변화를 주고 있다”고 전했다.
지구상에서 흐르는 시간은 지구의 자전주기에 의해 결정된다. 지구의 자전 속도가 바뀌면 자연히 시간의 흐름도 변화하는 셈이다.
연구에 따르면 그린란드와 남극 등에 있는 빙하가 지구 온난화로 빠르게 녹으면서 지구를 완전한 공 모양에 더 가까워지도록 바꾸고 있다. 이는 지구의 자전 속도가 미세하게 늦춰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던칸 애그뉴는 결국 2026년~2029년 사이에 이러한 변수를 반영한 공식 시간 조정이 이뤄져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지구의 자전 속도는 자연적으로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전 세계에 통용되는 공식 시간은 이를 반영해 수 년에 한두 번씩 1초를 더하는 ‘윤초’ 체계를 적용하고 있다.
2026년에는 1초를 빼야 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이러한 시점이 2029년까지 늦춰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일부 과학자들은 워싱턴포스트를 통해 이러한 연구 결과에 회의적 시각도 전했다.
지구의 자전 주기에는 이미 많은 변수가 작용하고 있는 만큼 지구 온난화가 자전 주기에 미칠 영향을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만약 전 세계적으로 공식 통용되는 시간과 지구의 자전 주기에 차이가 발생한다면 이는 GPS 시스템의 정확도를 낮추는 등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김용원 기자